미국과 영국 정부가 이번 주 워싱턴에서 비공식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논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이번 협상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CNN머니가 25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리암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이후 미국과 무역협상을 재정립하고자 24일 미국 워싱턴을 찾았다. 양국 실무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진전된 무역협상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영국과 굉장한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 “EU는 미국에 폐쇄적이었다”며 EU를 탈퇴하는 영국을 환영했다.
그러나 양국의 무역협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라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첫 번째 이유는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영국이 미국과 양자 무역 협상을 완료하는 데 평균 4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협상이 아무리 빨리 진전되더라도 EU와 브렉시트를 논의 중인 영국이 즉시 협상안에 사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렉시트 데드라인은 2019년 3월까지이고, 공식적으로 영국이 EU를 탈퇴할 때까지 새로운 무역 협상을 체결하긴 어렵다. 또 영국이 EU와 관세 동맹을 일부 남겨둘지도 불분명해 세부 사항이 확정될 때까지 미국과 협상에서 진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영국 내 정치적 반발 때문이다. 영국 노동당의 제레미 코빈 대표는 FTA로 자국 공공 의료 정책 등이 미국 기업의 공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코빈 대표의 반발은 보건 의료를 포함해 소비재 등 다른 부분에서도 나타날 것이라고 CNN머니는 설명했다.
영국에 마땅한 협상 전문가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영국은 EU를 통해 600여개의 협정을 맺었고 그 중 미국과 맺은 협정은 34개다. 재협상을 하려면 영국이 독자적으로 해야 하는데 30년이 넘게 EU에 의존했기 때문에 무역 전문가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인트갈렌대학의 사이번 이빈 국제무역학 교수는 “영국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빌 뿐”이라며 영국의 협상력을 비관했다.
한편 미국과 영국 중 FTA의 필요성을 더 절감하는 국가는 영국이다. 영국이 단일 국가로 최대 수출을 하는 나라는 미국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전체 수출품의 20%를 미국에 수출하며 그 규모는 2350억 달러(약 263조106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의 교역 상대 규모로 영국은 중국 캐나다 멕시코 일본 독일에 이어 6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