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자 선정했지만… 진통 예고되는 SK증권 매각

입력 2017-07-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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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의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케이프컨소시엄(케이프인베스트먼트·케이프투자증권)이 선정되면서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사측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노조의 반발이 극심해 진통이 예상된다.

26일 SK증권 노동조합은 이번 매각 절차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초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던 큐캐피탈이 최악의 후보였다면, 케이프컨소시엄은 차악을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매각 시한(8월 2일)이 임박하면서, 지난달 7일 공개매각 선언 후 불과 50일도 되지 않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점을 ‘졸속매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 직후 대의원총회를 소집한 노조는 투쟁을 결의하고 인수 반대 활동을 벌이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 입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인수자를 찾겠다던 SK 측은 결국 600명이 넘는 직원들의 생존권이 달린 사안을 급박하게 내몰았다”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매각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조는 케이프투자증권의 LIG투자증권 인수 과정 후 일방적인 임금 삭감을 강행한 점 등을 선례로 들며 고용안정 보장 실현 여부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고용 승계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하지만, SK나 케이프로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전혀 들은 바 없다”면서 “SK증권 사명과 영업점을 유지하겠다는 이야기 역시 확인된 사실은 없고 말 뿐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SK 측은 노조와 이미 충분한 대화를 나눴고, 노조의 의견을 반영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큐캐피탈을 제외했다는 입장이다. SK 측은 “고용승계와 회사 발전을 최우선 조건으로 삼은 점도 전적으로 구성원들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최대한 잡음 없이 SK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규직의 고용 승계 보장은 확약된 사항”이라며 “구조조정 시행 계획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회사와 노조의 공식적 대화는 오가지 않은 상태로, 서로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의 독립경영을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도 합병은 자연스런 순서로 인식되고 있는 점 역시 잠재된 걸림돌이다.

한편, SK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 8월 중 케이프컨소시엄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으면 지분 매각 절차가 마무리된다. SK증권은 1992년 선경그룹(현 SK그룹)에 편입된 지 25년 만에 SK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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