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미국에서 다이어트 음료수 관련 대표 상품이었던 ‘코크 제로(Coke Zero)’를 퇴출시키고 ‘코카콜라 제로 슈가(Coca-Cola Zero Sugarㆍ이하 제로 슈가)’로 대체한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코카콜라의 제임스 퀸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새로운 레시피(제로 슈가)는 사람들이 계속 코카콜라 프랜차이즈에 머무는 것을 실질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크 제로와 제로 슈가 모두 무설탕이며 아스파탐과 같은 인공 감미료가 들어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코카콜라는 제로 슈가가 오리지널 코카콜라와 맛이 비슷하며 병과 캔 디자인도 빨간색이 들어가 검은색 일색인 코크 제로보다 코카콜라 느낌을 더 준다고 설명했다.
제로 슈가는 지난해 영국에서 처음으로 출시됐으며 유럽과 중동 중남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코카콜라는 지난 2006년 코크 제로를 도입했다. 그러나 코크 제로는 역시 아스파탐을 쓴 다이어트 코크와 함께 계속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이에 코카콜라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제로 슈가로 반전을 꾀하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당뇨와 비만이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로 탄산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소비자들도 좀 더 건강한 음료수로 돌아서고 있어 코카콜라는 제품군에서 설탕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다만 브랜드 업체 레드피크의 수전 캔터 CEO는 “오늘날 설탕은 나쁜 의미로 쓰이고 있다”며 “무설탕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설탕이 들어간 음료수에서 멀어지는 만큼 인공적으로 단 맛을 낸 다이어트 음료수에도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에서 저칼로리와 제로 칼로리 콜라 판매는 5% 감소했다.
한편 코카콜라는 지난 2분기 순이익이 13억7000만 달러(주당 32센트)로, 1년 전의 34억5000만 달러(주당 79센트)에서 감소하고 매출은 전년보다 17% 줄어든 97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는 실적에 지금은 분사한 보틀링 사업부가 포함돼 있었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