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며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연저점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 연준(Fed) FOMC가 비둘기적인 결과를 내놓으면서 위험자산선호 분위기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다만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따라 1110원선은 지켜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글로벌 달러 약세에 방향은 하락이라고 봤다. 다만 당국 개입 의지도 확인된 만큼 당국의 개입 강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저점인식이 확산하고 외국인의 주식 매수도 주춤하고 있어 오히려 소폭 상승하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역외환율도 내렸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2.0/1113.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1121.8원) 보다 9.0원 떨어졌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도 올랐다. 코스피는 8.73포인트(0.36%) 오른 2443.24를 기록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108억42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시장예상과 달리 FOMC에서 물가 우려가 있었고 자산축소에 대한 구체적인 스케줄이 나오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유로와 엔을 중심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역외시장에서 결정이 난 후 서울시장으로 넘어오면서 장중 움직임은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 수급에 따라 움직였고 일중 거래 범위는 넓지 않았다”며 “다만 외환당국에서 구두개입이 나왔고 실개입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개입이 없었다면 1110원 아래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 약세 흐름이 맞아보이나 당국의 의지가 중요해 보인다. 1110원 수준에서 지켜나갈지 1100원대까지 용인할지가 원·달러의 향후 움직임을 결정할 듯하다”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FOMC 영향으로 달러가 약세 보이면서 원·달러도 하락했다. 위험자산선호로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도 원·달러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당국경계감과 함께 실제 스무딩오퍼레이션도 있었던 것 같다. 또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한 것도 심리적으로 지지요인으로 작용해 연저점 부근에서 추가하락이 제한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아래쪽으로 테스트 하더라도 하락속도는 제한적일 듯 싶다. 내릴 만큼 내렸다는 인식도 있어 추가 하락에 자신없는 모습들인데다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도 잦아들도 있다”며 “오히려 완만한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음주까지 1105원에서 1125원 사이에서 움직일 듯 싶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0.83엔 떨어진 111.09엔을, 유로·달러 환율은 0.0098달러 오른 1.1735달러를 각각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