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4조대 영업이익 기록하며 포문
‘슈퍼 사이클’ 탄 SK하이닉스 “서프라이즈”
‘NIM 개선’ 은행권 30% … 건설도 호조
현대차 23.7%·기아차 47.6% 영업익 급감
아모레퍼시픽은 37.6% 뚝… 주가도 추락
사드보복에 판매부진… 10개社 ‘어닝쇼크’
어닝시즌을 맞아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속속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의 실적이 극명한 양극화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컨센서스)가 있는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 내 상장사 중 39개사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중 12개사(30.7%)는 컨센서스를 10% 이상 뛰어넘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10개사(25.6%)는 컨센서스를 10% 이상 밑돈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연초부터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를 주도한 IT업종과 지난 1분기에 이어 선전하고 있는 은행업종의 호실적이 두드러졌다.
지난 7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14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시즌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도 3조 원을 돌파,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위력을 여실히 과시했다.
은행업종은 꾸준한 이익 규모 개선으로 대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9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각각 1조1161억 원, 1조1555억 원의 호실적을 발표했다. 기업은행과 하나금융지주도 컨센서스를 14.7%, 12.4% 웃돌았다. 이미 올라간 시장의 눈높이를 다시 한 번 뛰어넘은 셈이다.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 개선세가 이어진데다 비은행 부문 실적도 좋아졌기 때문이다. 코스피 은행업종은 2분기 동안에만 30.3% 상승했다.
건설업종도 양호한 성적을 냈다. 대우건설은 컨센서스를 28.5% 상회한 256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전체 영업이익 2555억 원 중 건설부문이 1530억 원을 차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이밖에 대림산업, 현대건설도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반면, 어닝 쇼크를 낸 기업들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한 중국 보복의 영향권에 있는 곳들이었다.
코스피 시총 4위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344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감소했다. 특히 2분기 판매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한 111만 대에 그쳐, 2011년 이후 2분기 최악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 판매 부진과 미국 시장 침체가 주원인이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4040억 원)이 47.6% 급감한 기아차 역시 중국 판매 부진이 직격타였다. 기아차는 컨센서스를 24.6% 하회했다. 이들 자동차업종은 올해 상승장에서 철저히 소외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시장 및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의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각각 37.6%, 29.8% 크게 밑돌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분기 매출에서 사상 처음으로 LG생활건강에 뒤졌다.
LG전자는 이번에도 스마트폰 사업부에 발목을 잡혔다. 영업이익 6641억 원에 머물면서 컨센서스를 13.4% 하회했다. 9만 원대 진입을 노리던 주가는 어느새 6만 원대 중반까지 추락했다.
정유업종도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6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81.7% 감소한 1173억 원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컨센서스 2235억 원을 47.5% 대폭 밑돈 규모다. SK이노베이션도 컨센서스를 30% 이상 하회했다. 국제유가가 6월 이후 40달러 중반대로 떨어지면서 정제마진이 악화된 여파다.
업종별 양극화는 아쉬움으로 남지만, 전반적인 실적 발표 흐름은 평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전체 실적 증가에 힘입은 지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윤정선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성장한 46조 원, 3분기에는 사상 최고치인 52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연간 실적 성장 기대감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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