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DT캡스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이 회사의 실사를 마쳤으며 조만간 티저레터를 보낼 예정이다. 모건스탠리는 2014년 미국 타이코그룹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에 ADT캡스를 매각할 때도 주관을 맡았다. 한 차례 회사 매각을 진행한 만큼 실사가 장기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칼라일과 모건스탠리의 매각 전략은 성장성 부각에 무게가 실린다. ADT캡스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5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7% 성장했다. 시스템 보안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한편 건물관리와 같은 물리 보안 시장의 성장이 이어진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ADT캡스는 물론 에스원, KT텔레캅 등 경쟁업체의 실적도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3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격은 부담이다. 인수합병(M&A) 시장을 국내로 한정했을 때 2016년 이후 3조 원 이상에 거래된 매물은 없었다. 2015년 9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7조2000억 원에 매입한 전례는 있다. 그러나 대기업과 같은 전략적 투자자(SI)가 수조 원에 달하는 기업 인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칼라일은 PEF가 아닌 SI에 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ADT캡스의 매매 예상금액 3조 원은 2016년 EBITDA의 12배에 해당한다. 칼라일은 2014년 5월 당시 환율로 이 회사를 1조98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를 2013년 회계연도(2012년 10월~2013년 9월) EBITDA와 견주면 14.6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칼라일이 회사의 가치평가(EV/EBIRDA) 배수를 줄였다 해도 3년 만에 매매가격이 1조 원 이상 뛴 것을 납득할 투자자가 많지 않을 수 있다.
과거 SK와 KT는 2014년 ADT캡스 인수를 검토했지만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이 인터넷 전문은행과 같은 신사업 영역에 집중하는 것을 고려하면 보안업체에 2조 원 후반~3조 원을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