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하한(夏閑)정국 경쟁적 ‘특위’ 가동

입력 2017-07-3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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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혁신위’, 한국당 ‘원전’, 국민의당 ‘증세’…당내 기강·내년 지방선거 목표

▲자유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혁신안 발표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혁신안 발표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경쟁적으로 당내 특별위원회를 가동, 당내 기강과 결속 다잡기에 나섰다. 멀리는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목표로, 휴가철임에도 일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를 이끌어내겠다는 포석이다.

31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으로서의 당 역량 강화를 위해 당내 혁신위원회를 꾸리기로 하고, 혁신위원장에 최재성 전 의원을 내정한 상태다. 김현 대변인은 “내년 지방선거 등 단기적 과제를 위한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100년 정당의 틀과 관련해 체질 강화 방안을 연구·검토하는 것”이라며 “혁신은 졌을 때가 아닌 이겼을 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 중순 이후엔 문재인 대통령도 강조하고 있는 적폐청산을 위한 특위도 구성해 당 차원에서 적폐청산에 나선다. 박범계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선 일찌감치 각종 특위를 만들어 정부 정책 견제와 존재감 과시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중이다.

한국당은 이달 중순 ‘문재인 정부의 졸속 원전정책 진상 규명 및 대책마련특위(원전특위)’를 구성하고 추진이 중단된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앞서는 사드대책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문재인 정부의 사드 관련 결정에 태클을 걸었다. 문재인 정부가 방송 장악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국당은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도 만들어 정부의 방송정책에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국민의당은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8·27 전당대회 전 당내 5개 현안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먼저 출범시켰다. 정치개혁 TF 팀장은 천정배 전 대표가, 탈원전 대책 TF 팀장은 손금주 수석대변인이, 한·미 FTA 대책 TF는 조배숙 의원이 각각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여야정협의체 TF는 정책위의장인 이용호 의원, 재정구조개혁과 증세대책TF는 김성식 의원이 각각 이끌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TF 활동을 통해 제보조작 사건으로 위축된 당 분위기를 쇄신하고 정책 위주로 당 역량을 집중해 다시금 지지층을 되찾겠다는 목표다.

바른정당에선 소속 의원 20명 전원이 참여하는 ‘민생특위 20’을 만들었다. 바른정당은 이달 중순 민생특위 발족식에서 “국민의 행복을 위해 현장 밀착형, 민생 친화적 정책을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고, 이혜훈 대표는 “한여름 내내 쉬지 않고 전국 곳곳을 다니며 민생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민생특위에는 △반려동물특위 △북한이탈주민지원특위 △귀농귀촌특위 △스타트업지원특위 △튼튼가계부채특위 △100세건강특위 △칼퇴근특위 등을 두고 의원 전원이 1개씩 위원장을 맡는다.

여야가 앞다퉈 만든 당 특위들이 얼마만큼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의미 있는 성과를 낼지는 지켜볼 일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매번 당에서, 국회 차원에서 특위를 만들고 의욕적으로 일하는 모양새를 보이다가도 현안이 바뀌면 특위도 유명무실해졌던 게 관례”라면서 “대선 이후 시점에서 누가 당 재정비, 쇄신을 더 잘해 나갈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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