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여당인 공화당과의 정책 우선순위를 둘러싼 불협화음설을 일축했다. 공화당과 공조해 연내 세제개혁안 통과를 최우선시하겠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미국 백악관의 마크 쇼트 의회 담당 수석보좌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구체적인 세제개혁안 통과 계획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쇼트 보좌관은 미국 노동절인 9월 첫째주 월요일, 즉 오는 9월 4일 이후 법안을 재정비해 10월에 하원, 11월에 상원을 각각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 생각에 이것이 꽤 ‘공격적인’ 일정표인 것은 맞지만 그게 우리의 계획”이라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측근들도 세제개혁안을 재정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과의 회동을 앞두고 “행정부와 의회에서 매우 중대한 세제개혁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과의 회동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안에 세제개혁안이 통과되도록 100%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공언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오는 9월 1일부터 세제개혁안 통과를 위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쇼트 보좌관은 세제개혁안에 대해 법인세와 소득세를 낮추고 공제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AHCA)’ 때보다 더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최근 정책 우선순위를 놓고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와 상반된 것이다. 앞서 트럼프는 오바마케어 폐지를 재추진할 것을 공화당에 촉구했다. 반면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케어가 아닌 세제개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트럼프와 라이언 의장이 강조하는 정책 방향이 다르자 백악관과 공화당이 갈등을 빚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그런데 이날 쇼트 보좌관의 말은 앞서 제기된 우려를 일축하며 백악관이 의회와 공조해 세제개혁안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지난 주말 백악관에서 열린 정책 참모진과 공화당 지도부의 비공개 회담에서 논의된 감세율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트럼프가 공언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달성할 만큼 감세율이 높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콘 위원장은 이날 “지난 주말 회담에서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며 “앞으로 3~4주 안에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국경조정세를 포기하기로 합의했다. 라이언 의장이 제안했던 국경조정세는 수출품에는 면세 혜택을 주고, 수입품에는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이었다. 미국 유통업체와 부품을 수입해 완성차를 생산하는 자동차업체 등의 반발이 크자 정부와 공화당 관계자들은 공동 성명을 발표해 국경조정세를 철회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