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공동특별위 개최 임박…“끔찍한 거래”냐 “황금률”이냐 따져보니

입력 2017-08-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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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對韓 무역적자는 한국경제 부진과 미국의 강력한 수요 따른 것…한국 기업 대미 투자도 감안해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다룰 공동특별위원회 개최가 임박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의 한미 FTA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이 협정을 쟁점별로 짚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한 해에 400억 달러(약 45조 원)를 잃고 있다”며 “한미 FTA는 ‘일자리 킬러(Job Killer)’이자 ‘끔찍한 거래’”라고 혹평했다.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시절인 2012년 한미 FTA가 발효됐을 당시 협상에 참여한 양측이 모두 FTA의 ‘황금률(Gold Standard)’이라며 만족을 표시한 것과 대조된다.

트럼프는 자동차와 철강 부문에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핵심 쟁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미 FTA 협상 당시 한국 측 수석대표였던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산교섭본부장은 “해당 부문에서의 불균형은 FTA 개정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트럼프는 미국 경제의 더욱 구조적인 이슈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간단히 말해 미국은 생산하는 것보다 더 많이 소비하고 있다. 이에 다른 많은 국가와의 무역에서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의 부가가치 생산은 이제 서비스 부문으로 옮겨갔다”며 “미국의 논리를 적용하면 우리는 서비스 부문에서의 한국 적자를 줄여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본부장의 맞상대였던 웬디 커틀러 전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도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 증가는 FTA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한국 경제가 부진한 성장세를 보여 수입품 수요가 줄어든 반면 미국 경제는 성장하면서 강력한 수요가 일어난 것이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의 무역통계가 서로 다르다는 점도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 분석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상품무역 적자는 지난해 277억 달러였다. 이는 한국 측 집계보다 44억 달러 더 많은 것이다. 서비스 부문을 포함하면 미국의 무역적자는 176억 달러로 줄어들기 때문에 트럼프가 400억 달러 적자를 주장한 근거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모르겠다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한편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대미 수출은 현지 생산을 위한 부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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