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불거진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바닷모래 채취를 놓고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여전히 해법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해수부가 갈등관리 매뉴얼을 만들기로 해 관심이 쏠린다.
해수부는 최근 ‘해역이용협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영향분석-EEZ 바닷모래 채취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해수부는 “남해 EEZ 바닷모래 해역이용협의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 간 갈등이 증폭돼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다”며 “유사한 갈등사례 발생 가능성이 있어 사례분석을 통해 매뉴얼을 개발하고 갈등의 예방과 해결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EEZ 바닷모래 채취 관련 이해관계자인 수산업계와 건설업계 단체를 대상으로 특정 단체를 선정해 갈등영향 분석을 실시하고 실무 매뉴얼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가 이런 연구용역까지 나선 것은 올해 초부터 불거진 남해 EEZ 바닷모래 채취 논란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고 최근에는 서해 EEZ마저 바닷모래 채취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 건설업계는 통영에서 남쪽으로 70㎞가량 떨어진 남해 EEZ에서 바닷모래를 채취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수산업계가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반발해 재허가가 나오지 않아 1월 이후 채취가 중단됐다.
해수부는 2월 국토교통부가 신청한 ‘남해 EEZ 바닷모래 채취 단지 지정 연장’에 대해 2018년 2월까지 1년간 650만㎥의 모래를 국책용으로 한정해 채취할 수 있도록 해역이용 협의 의견을 통보했다.
하지만 어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해저면 10m 이내 채취 △어업 피해 추가 조사 실시 △봄·가을 산란기 채취 중단 등 11개 협의 조건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또 최근에는 서해 EEZ 바닷모래 채취도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도의회가 바닷모래 채취 금지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는데 바닷모래 채취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국토부와 해수부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건설업계에서는 자체적으로 필리핀, 베트남 등 해외에서 모래를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