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그룹과 선긋기…"미전실 소속 아냐, 업무 95%가 삼성전자"

입력 2017-08-0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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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업무에만 관여했을 뿐, 그룹 전체를 담당하는 미래전략실(미전실)에 소속된 적 없다"고 진술했다. 자신은 삼성 그룹 경영 활동에 관여하지 않았고, 결정할 권한도 없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는 2일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의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재판에 넘겨진 뒤 자신의 혐의 관련해 처음으로 이날 입을 열었다.

이 부회장은 "미전실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했냐"고 묻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질문에 "저는 미전실에 소속된 적이 없다"며 "제 소속은 처음부터 계속 삼성전자였고, 업무도 95% 이상 삼성전자랑 계열사에 관한 업무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미전실에서 종종 그룹의 경영 상황에 대한 정보를 알려줬다"고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나 계열사 업무가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의견을 개진하지는 않았다"라며 "거의 일방적으로 듣는 입장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미전실 해체 역시 최지성 전 미전실 실장의 '코치'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미전실을 해체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청문회 도중 휴정 시간에 최 전 실장과 통화했는데, 최 전 실장이 '그런 이야기가 계속 나오면 미전실 해체랑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하는 게 좋겠다'고 코치했다"고 밝혔다.

같은 선상에서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국민연금공단 내부 투자위원회 개최되기 사흘 전 홍완전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등을 만난 것에 대해서 "국민연금에서 저를 만나고 싶다는 요청이 와서 나갔다"고 했다. 특검이 면담 과정에서 오간 내용을 묻자 이 부회장은 "기억나지 않는다", "제가 말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합병 역시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사장의 건의로 미래전략실이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양사 사장이 합병을 건의해 미전실에서 검토했고, 저는 동의하고 넘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함부로 개입할 것이 아니었다. 전문가들이 다 알아서 열심히 해줄 거로 생각했다"고 했다. 삼성물산 합병을 자신의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추진한 게 아니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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