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도 가혹한 7월을 보냈다. 형제 기업인 기아자동차에게 추월 당했고, 3개월 연속으로 두 자리수 판매 감소율을 보였다.
2일(현지시간) 오토모티브 뉴스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7월 미국에서 5만4063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보다 28% 축소된 수준이다. 현대차는 5월 6만11대, 6월 5만4507대를 판매해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15.4%, 19.3% 줄었다.
현대차는 기아차에게도 판매량에서 밀렸다. 기아차는 지난달 5만6403대를 판매해 지난해 동기 보다 5.95% 감소했지만, 현대차보다 2340대 더 팔았다.
현대차는 지난달 부진한 모습을 보인 세단 모델로 인해 타격이 컸다. 특히, 현대차의 주력 세단인 쏘나타는 지난달 판매량 1만648대를 기록해 작년 동기(2만635대) 대비 반토막(48%) 수준으로 떨어졌다.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도 전년 동기 대비 36% 줄어든 1만3287대를 나타냈다.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의 판매량 증가가 그나마 위안이다. 투싼은 전년 7월보다 45.7% 증가한 1만1257대가 팔리며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싼타페는 1만274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4336대)보다 11% 감소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SUV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소형 SUV 코나를 올 하반기 투입해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아차도 혹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기아차는 포르테(국내명 K5), 카덴자(국내명 K7)을 제외한 모든 차량이 전년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차량은 세도나(국내명 카니발)로 1710대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리오(국내명 프라이드)도 1587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52% 줄었다. 다만 포르테는 1만303대에서 올해 1만2022대로 17% 증가했다.
이날 판매 실적을 발표한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도 작년보다 부진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4% 감소한 22만6107대, 포드는 7.4% 감소한 19만9318대를 판매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동기 대비 3.6% 늘어난 22만2057대를 판매했지만, 닛산은 12만8295대, 혼다는 15만970대로 각각 3.2%, 1.2%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