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미국’엔 무덤 중국, 스타벅스엔 왜 지상낙원일까

입력 2017-08-0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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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지난해 중국서 하루 1.4개씩 매장 신설…현지 신뢰 구축 노력으로 정부 호의 얻어

▲중국 베이징의 한 스타벅스 매장 앞을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블룸버그
▲중국 베이징의 한 스타벅스 매장 앞을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블룸버그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애플이 최근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맥도날드는 현지 사업을 매각하는가 하면 코카콜라는 막대한 투자에도 안착하지 못하고 본토 보틀링 사업부를 팔아버리는 등 잘 나가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그러나 커피 전문점 체인 스타벅스는 오히려 중국에서 승승장구해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작년에 중국에 500개 이상의 매장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하루에 1.4개꼴로 새로운 매장이 생겨난 것이다. 스타벅스는 상하이에서만 이미 600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이는 뉴욕보다 두 배 많은 것이다. 스타벅스는 또 매년 약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이런 승승장구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에 단순히 투자하는 것을 넘어 직원들에게 경쟁사보다 많은 임금을 지급하고 각종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등 신뢰 구축 노력으로 정부의 호의를 얻은 것이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스타벅스는 직원은 물론 그 부모에게도 건강보험을 제공하고 연례행사에도 초청하고 있다. 또 스타벅스 차이나는 여성 임원인 벨린다 웡이 책임지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을 쉽게 맺은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시간과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 일부 주주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손실이 몇 년간 이어지면서 안팎으로 중국시장을 포기하라는 압박을 받았다”며 “차(茶)로 유명한 중국에서 커피 문화를 보급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제 슐츠 회장은 중국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얼마나 많이 성장할 수 있는지 물어본다면 어느 정도가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며 “그러나 미국보다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말 중국 합작 파트너로부터 13억 달러(약 1조4655억 원)에 지분을 인수해 중국시장에 대한 100% 통제권을 확보했다. 파트너들은 대신 1억7500만 달러에 대만 스타벅스 지분 50%를 사들였다.

상하이에서 스타벅스는 오는 12월 약 2800㎡의 초대형 매장 문을 열 계획이다. 슐츠 회장은 “상하이 디즈니 오픈보다 더 중국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슐츠는 “스타벅스 고위 임원을 중국에 투입해 우리의 철학과 문화를 직원들에게 각인시키려 했다. 그러나 이것은 실수였다”며 “중국 고객과 직원, 정부 관리로부터 신뢰를 얻으려면 우리도 그들을 믿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스타벅스는 현지에서 미국과 중국 임원들이 함께 회사를 이끌다가 나중에는 중국 최고경영자(CEO)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전략을 취했다. 슐츠는 “스타벅스 차이나는 회사 내에서 가장 자율적인 사업부”라며 “현지 직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 고객, 파트너와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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