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대배심을 구성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에 소환장을 발부했다. 뮬러 특검의 수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라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대배심은 형사사건에서 일반 국민 중 무작위로 선발된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을 말한다. 대배심은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권한을 갖고 있고 소환장 발부, 증인 출석 등을 요구할 수 있다. WSJ은 뮬러 특검이 몇 주 전 대배심을 구성했고, 앞으로 수개월간 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6월 9일 러시아 정부와 연관한 변호사를 만났다는 의혹이 최근 일자 자신의 이메일을 공개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공개한 이메일은 더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러시아 측 인사가 트럼프의 상대 후보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약점을 알고 있다고 이메일에서 밝혔기 때문이다. 또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 타워에서 비밀 회동을 한 사실도 자인한 셈이 됐다. 이후 트럼프 주니어는 특검 수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특검이 대배심을 구성했단 의미는 수사가 장기화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텍사스주립대의 스테판 블라데크 법학 교수는 “특검의 수사 범위는 넓어지고 기한은 늘어날 것”이라며 “아마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받은 조사보다 더 광범위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12월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취임 한 달도 안 돼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에서 물러났다.
트럼프 측 변호사인 타이 코브는 대배심이 구성된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백악관은 뮬러 특검에 협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