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사업부에서 우버로 기술을 빼돌렸다는 혐의를 받은 앤서니 레반도우스키가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투자한 플라잉카 업체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에겐 배신자나 다름 없는 레반도우스키가 래리 페이지가 투자한 플라잉카 업체 키티호크에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반도우스키는 구글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도 키티호크의 플라잉카 개발에 참여했다. 정식 직원은 아니었지만 비공적으로 도움을 준 것이다.
이런 사실은 웨이모와 우버의 소송에서 우버 측 변호사가 레반도우스키와 5시간에 걸쳐 면담했을 당시 드러났다. 우버 측 변호사에 따르면 레반도우스키는 웨이모를 떠나면서 인사부에 “자율주행 트럭 제조업체를 창업하거나 키티호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를 나온 레반도우스키는 작년 1월 자율주행 트럭 제조업체인 오토모토를 창업했고, 반년 뒤 우버가 오토모토를 사들였다.
레반도우스키는 우버에서 자율주행차 부문 책임자 겸 부사장을 지냈다. 그전에는 구글 자율주행차 사업부인 웨이모에서 근무했다. 웨이모는 그가 웨이모에서 근무하며 취득한 자율주행 기술을 우버로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1만4000여 건의 파일을 웨이모에서 우버로 유출했다는 주장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웨이모가 우버를 대상으로 건 소송에서 웨이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레반도우스키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빼돌린 파일을 반환하라고 우버 측에 명령했다. 우버는 지난 5월 30일부로 그를 해고했다.
WSJ는 레반도우스키가 키티호크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그가 유능한 인재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법적 공방을 벌이며 악감정이 적지 않을텐데도 페이지가 투자한 기업에 다시 스카우트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현재 키티호크에서 일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파벳과 우버, 키티호크, 레반도우스키의 변호사 측 모두 답변을 피했다.
한편, 키티호크는 페이지가 투자한 스타트업으로 2015년 7월에 설립됐다. 지난 4월 1인승 플라잉카를 시험 비행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호수 위에서 키티호크는 플라잉카 시험 비행을 했는데, 당시 페이지는 “플라잉카를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감격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