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지역 안보포럼(ARF)에서 북핵 문제가 남중국해 분쟁과 함께 핵심 의제가 부상했다고 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가 보도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북한의 두 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명기했다. 이는 “우려를 공유한다”는 지난해 성명에서 한층 더 표현을 강화한 것이다. 성명은 또 “북한의 두 차례 ICBM 발사와 지난해 두 차례의 핵실험이 아시아 지역 전체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주고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즉시 완전히 유엔 결의를 이행하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ICBM 시험 발사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날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아세안 국가들도 북핵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한층 더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해당 성명은 ARF 참여국인 북한을 의식한 듯 “모든 관련국에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할 여지를 남길 것을 촉구한다”고 언급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ARF는 북한이 참가하는 몇 안 되는 국제 회의다.
필리핀을 의장국으로 하는 이번 포럼은 마닐라에서 개최된다. 6일에는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 7일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미국, 러시아, 북한 등 총 27개국 대표들이 참석한다. 아세안 회원국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미얀마, 브루나이 등이다.
한편 우리나라 강경화 장관은 이날 마닐라로 출국했다. 강 장관은 회의 기간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과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 등 총 15개국과 양자 회담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