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살충제 계란’ 파동…벨기에, 한달 전 알고도 ‘쉬쉬’ 논란

입력 2017-08-06 21:44 수정 2017-08-07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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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판매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벨기에 보건 당국이 지난 6월 초대규모 오염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벨기에 식품안전담당 기구인 FASNK의 카트리앙 스트리지에 대변인은 “네덜란드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이 살충제 피프로닐(fipronil)에 오염됐을 가능성에 대해 6월 초 인지하고 있었지만 우리가 즉각 조사에 착수, 해당 사실이 검찰 당국의 범죄 혐의 수사로 이어질 수 있어 해당 정보를 언론에 공유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스트리지에 대변인은 벨기에 법상 사법 수사 대상인 사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에서 판매되는 계란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돼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대규모 리필이 이뤄졌고, 벨기에와 스위스에서는 판매가 금지됐다. 네덜란드 당국은 양계농가 180여 곳을 일시 폐쇄하고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피프로닐은 닭똥, 계란, 혈액 검사에서 벼룩이나 이를 잡는 데 쓰는 살충제다. 이 살충제는 수의학적으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소비하는 동물에는 금지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피프로닐이 맹독성 물질로 인체에 일정 기간 많이 흡수되면 간, 갑상샘, 신장이 망가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 농업 당국은 ‘피프로닐 오염’이 계란이 들어간 다른 제품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독일은 처음 피프로닐 오염 계란이 적발된 네덜란드와 벨기에 측에 피프로닐 오염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네덜란드는 유럽 최대 계란·계란 관련 제품 수출국으로 매년 생산되는 100억 개 계란 중 65%를 수출한다. 유럽 언론들은 네덜란드 농가들이 생산성을 높이려고 1년 넘게 불법 살충제를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측은 네덜란드와 벨기에 검찰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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