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독일 브랜드 ‘위기론’을 무색케 하고 있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벤츠와 BMW는 각각 5471대, 3188대를 판매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8%, 20.8% 상승했다. 지난달 양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 합치면 49.12%로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지난달 수입차를 구매한 소비자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벤츠나 BMW를 선택한 셈이다.
올해 7월까지 누적 대수로 살펴보면 벤츠와 BMW의 성장은 더욱 눈에 띈다. 벤츠는 4만3194대, BMW는 32186대를 판매하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0.6%, 24.8% 늘었다. 점유율도 각각 31.81%, 23.7%로 수입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승승장구하는 벤츠와 BMW의 모습은 수치상으로 나타난 독일 브랜드는 ‘위기’ 현상과는 반대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독일 브랜드는 올해 7월까지 누적 대수 기준으로 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시장이 2.5% 커지면서 독일·영국을 제외한 국가별 수입차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확대됐고, 디젤 파동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독일차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모양세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같은 독일차 ‘위기론’에 대해 수치상으로 보이는 ‘착시효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우디·폴크스바겐의 판매 정지로 독일차 전체의 판매량이 수치상으로 줄어들었고, 디젤 파동이 또 다시 불거지며 독일 브랜드가 위기인 것 처럼 보일 수 있다”며 “독일차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경우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강해 아우디·폴크스바겐의 판매가 재개가 되면 독일차 전체 판매량도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츠와 BMW의 성장도 같은 독일차인 아우디·폴크스바겐의 판매 정지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디젤게이트로 인해 아우디·폴크스바겐이 판매를 할 수 없게 되면서 독일차에 대해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벤츠와 BMW로 그 수요가 몰렸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