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뺨치는 공공기관 갑질, 연내 개선책 마련한다

입력 2017-08-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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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불공정행위 4년간 23건 적발

#. 최근 A업체는 농어촌 주무관청인 B공공기관과 농지매매계약을 체결했다가 분통을 터트려야 했다. A업체가 비농업 법인 소유 농지 매입 승인을 받은 법인 농지를 팔기 위해 36억 원의 감정평가를 받았지만, 주무관청이 매매대금을 후려쳤기 때문이다. 주무관청은 법령상 규정도 무시한 채 감정평가 비용까지 떠넘겼다.

#. 지방자치단체 C공기업의 공사를 따낸 D기업은 C공기업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했지만 너무 촉박한 공사 마감을 요구했다. 할 수 없이 D기업은 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D업체는 지체된 공사비용을 떠안아야 했다.

최근 민간기업의 ‘갑질’ 민낯이 세간의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의 갑질 행위도 민간기업 못지않아 공정거래위원회가 연내 개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취임 일성으로 공기업의 갑질 행위를 지적한 만큼, 조만간 대대적 실태조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4년간 23건의 공공기관 불공정행위를 적발했다. 과징금 부과액만 총 376억 원 규모다.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제재 조치를 받은 주요 기관으로는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충청남도개발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SH공사, 서울메트로 등으로, 이들 기업은 대다수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공기관들의 갑질 횡포는 국정감사에서도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코레일유통의 임대사업 갑질을 지적하는 등 사회적 책무를 외면한 공기업 행태를 비판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도 올해 초 공기업의 불공정행위 시정 계획 방침을 정한 만큼, 공공부문의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연내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김상조 위원장도 임기 안에 공기업의 갑질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며 “공공부문의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도 있다. 이에 앞서 새로운 유형의 국가·지방 공공부문의 부당 거래 관행이 있는지 공정위 업무 차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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