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담배에 열 올리는 글로벌 담배 시장

입력 2017-08-0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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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성장세 주춤한 틈 파고든 가열담배

글로벌 담배 제조업체들이 ‘가열담배’를 두고 각축전을 보일 전망이다. 전자 담배의 성장세가 주춤한 틈을 타 ‘찌는 담배’로 알려진 가열담배 시장이 앞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가열담배는 태우지 않고 찌는 방식의 신개념 대안 담배다. 일반 담배와 맛은 비슷한데 독성이 적다고 담배회사들은 설명한다. 가장 먼저 발을 담근 업체는 필립모리스다. 필립모리스는 담뱃잎을 이용해 가열하는 ‘아이코스(IQOS)’를 작년 여름 출시해 현재 25개국 이상에서 판매하고 있다. 필립모리스의 안드레 칼란조풀로스 최고경영자(CEO)는 “맛의 만족도가 중요하다”며 아이코스가 전자담배의 맛을 뛰어넘는다는 점을 설명했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IT)는 아이코스에 대항하는 가열담배 ‘글로’를 출시해 주도권을 쥐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가열담배의 부상은 전자담배의 성장세가 주춤한 것과 무관치 않다. 전자담배는 일반담배의 대안으로 떠올라 2014년 130% 성장했으나 작년에는 21% 성장에 그쳤다. 이는 시장이 성숙하면서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영향을 미쳤다고 WSJ는 분석했다. 흡연자 중 전자담배에서 니코틴이 충분히 느껴지지 않는다는 불만과 연기가 목구멍을 때리는 느낌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점이다.

글로벌 담배 업체들은 다시 담뱃잎으로 돌아가 전자 담배의 한계 개선을 시도한다. 업체들은 담뱃잎에 열을 가하는 방식은 태우는 것보다 더 안전한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또 실제 담배와 같은 맛과 느낌을 낸다고 설명하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2021년 가열담배 시장이 154억 달러(약 17조3527억 원)에 달할 것이며 대안 담배 시장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전자담배는 현재 대안 담배 시장의 83%를 차지하고 있는데 2021년에는 55%로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모니터의 션 맥거일 애널리스트는 “필리모립스는 가열담배 시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경쟁력이 있을 것”며 높은 수익률은 예상했다. 파이퍼제프리의 마이클 레버리 애널리스트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마진율이 일반 담배보다 30~50%가량 높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2019년에는 아이코스가 필립모리스의 순이익 중 15%를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대안 담배 시장 자체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유로모니터는 전자담배와 가열담배가 2021년 중국을 제외하면 전체 담배 시장의 3~4%을 차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가열담배의 안전 문제에 회의적인 전문가도 많다. 지난 5월 스위스의 여러 연구소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에서 전통적인 담배가 가진 발암물질이 나왔다고 밝혔다. 일본 담배 업체인 제이티인터내셔널(JTI)의 이안 존스 제품 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가열담배 제품이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살펴야 하는 문제들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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