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7일 “상업고 나온 두 분이 대통령이 됐다”며 “국가 최고지도자는 스펙 상관없이 뽑으면서 신입사원은 스펙을 보는 건 안 맞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서 블라인드채용 관련 현장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학 때 무슨 과 나왔냐는 게 그다지 중요한 거 같지 않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가 언급한 ‘상고 나온 두 분의 대통령’은 상고 졸업 후 대학 교육을 받지 않고 대통령이 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또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는 좋은 대학 출신, 좋은 지역 출신, 좋은 외모가진 사람들이 이익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늘 팽배해 있었다”며 “이제는 그런 편견을 깨고 역량과 열정과 잠재력으로 취업 여부를 결정하는 시대가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블라인드 채용은 편견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은 묻지 말고 대신 업무 역량, 잠재력, 열정을 꼼꼼히 보자는 취지인데, 용어 자체가 ‘묻지 마 채용’, ‘깜깜이 채용’이라는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정책당국이 좀 더 좋은 명칭을 붙여달라”고 주문했다.
이 총리는 이날 아침 블라인드 채용 간담회를 앞두고 열린 간부회의에서도 “‘블라인드’라는 말의 의미가 ‘묻지마’ 또는 ‘깜깜이’라는 부정적 느낌이 든다”면서 “채용시 학벌, 지역, 외모와 같은 편견 요소 대신 역량, 잠재력, 열정을 더 꼼꼼이 보겠다는 설명을 붙여줘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또 간담회에서 “한국사회가 지금까지처럼 학벌 위주, 특정 지역 위주,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활력이 더 높아지지 않는다. 섞어가면서 해야 한국사회에 활력이 생길 것”라며 4대강 사례를 들었다.
그는 “4대강도 물이 섞이지 않고 흐르지 않으니 자꾸 고이게 되고, 녹조가 생긴다. 인재 채용도 섞어서 하지 않으면 4대강 같은 현상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고용부에서 일자리 늘리기 차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활력을 위해서 (힘써 달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