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하자 주식시장에서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출렁였다. 오너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일시적으로 투자심리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 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그룹 현안을 해결하는 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씨 측에 뇌물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뇌물공여) 등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형은 삼성그룹의 주가에도 일제히 영향을 미쳤다. 240만 원대를 회복하며 상승세를 보이던 삼성전자는 특검의 구형 소식이 전해진 오후 2시 30분을 전후로 전일 대비 하락세로 전환, 전날보다 0.25% 떨어진 237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에스디에스 역시 같은 시점에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뒤 전날보다 0.84% 약세로 마감했다.
장중 상승세를 유지하던 삼성물산은 특검의 구형 시점을 기준으로 상승폭을 반납한 뒤 보합세로 장을 마쳤고, 삼성SDI 또한 오후 3시경 전일 대비 하락세로 반전했다. 장중 2% 이상 상승폭을 유지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에도 전날보다 0.90% 오른 28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삼성화재는 같은 시점 주가가 소폭 상승세로 전환해 대비되는 흐름을 보였다.
법원은 이 부회장의 구속 만료 시점인 오는 27일 전까지 재판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종 선고가 있기 전까지 삼성그룹 관련주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관망심리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