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FTA 수정 논의 임박…자동차, IT, 소비재 부정적 - 삼성증권

입력 2017-08-0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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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은 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정 논의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나 일부 대미 무역흑자가 큰 자동차와 소비재주의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승민 연구원은 “FTA 재협상 이슈 자체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단기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한·미 FTA가 진행돼 온 과거 사례나 1990년대 무역분쟁 사례들을 살펴본 뒤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는 협상 윤곽이 드러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됐다. 또 교역조건 외에도 해당 산업의 경쟁력 등 여러 요인들이 업종의 펀더멘털을 좌우했기 때문이다.

유 연구원은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수지 불균형 개선 의지가 특정 산업에 중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우려된다”며 “미국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과 미국의 무역적자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품목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MSCI Korea 기준 미국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정보통신(IT)과 경기소비재로, 의존률은 각각 25%와 23%다. 무역 데이터 기준으로 보면 자동차와 휴대폰, 가전, 의류, 가정용품, 생활용품 등 소비재다.

그는 “미국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고 미국 입장에서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고자 하는 산업이 향후 한·미 FTA 수정협상 중에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다만 산업별로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가지는 초점은 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대 우려 산업으로는 자동차를 꼽았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국내 자동차와 철강 분야를 불공정 업종으로 지목한 바 있기 때문. 실제 양국간 무역수지 불균형의 70%를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최근 펀더멘털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국내 자동차주들이 무역제재라는 악재를 만난다면 주가에 더 큰 할인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유 연구원은 “이 문제가 아니라도 현재 한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구조적 변화기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지 못하고 있고 상품 경쟁력 저하와 해외시장 자동차 수요 부진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IT나 철강 업종 등은 상대적으로 우려가 낮다는 진단이 나왔다. IT의 경우 반도체가 흑자지만 컴퓨터나 전기장치까지 전체 품목을 확대하면 양국 간 무역수지가 균형 상태다. 기술경쟁력이 우위에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철강은 대미 매출 의존도가 낮고 무역흑자 규모도 미미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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