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크 돌풍③] 카뱅 대출 돌풍은 ‘실화’…중금리 대격전 승자는

입력 2017-08-0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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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금융권 대출시장에서, 특히 소액대출(비상금대출), 중금리대출(신용대출)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 기존 중금리대출 시장을 주름잡았던 2금융권은 데이터의 한계 등을 이유로 ‘카뱅 열풍’이 오래가지 못한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어 격전이 예상된다.

◇카뱅, 여신 5000억원 이미 웃돌 듯…케뱅 턱밑까지 쫓아와

이달 3일(오전 7시)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여신 규모는 4970억 원으로 나타났다. 7시간 만에 400억 원 이상 증가한 속도(7월 28일 오전 8시 500억 원→오후 3시 920억 원)를 감안할 때 현재 여신규모는 5000억 원대 진입은 물론 6000억 원대 진입도 예상할 수 있다. 케이뱅크가 출범 넉 달 만에(이달 4일 기준 여신 6300억 원) 달성한 것을 손쉽게 거둔 것이다.

카카오뱅크 기세는 저축은행 중금리대출과 정책금융상품도 압도했다. 저축은행의 대표적인 중금리대출 상품인 SBI저축은행 ‘사이다대출’(4000억 원), JT저축은행 ‘원더풀와우론’(2100억 원), 웰컴저축은행 ‘텐대출’(1500억 원)의 누적대출규모는 이미 카카오뱅크 여신규모를 밑돌았다.

정부가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사잇돌대출 역시 조만간 카카오뱅크에 따라잡힐 분위기다. 이달 6일 기준 금융권 사잇돌대출 금액은 8396억2500만 원(△은행권 4885억1400만 원 △저축은행 3340억4700만 원 △상호금융 171억6400만 원)이다.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가 선보인 중금리대출, 소액대출 상품이 2금융권 대출 시장에 ‘메기효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카카오뱅크 대출 열풍이 자극제가 돼 2금융권 금융회사들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한다.

중금리대출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시장이다. 중금리대출를 신청하는 소비자는 신용등급은 낮지만, 상환능력은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같은 중금리대출자에 대한 분석이 충분하지 않아 금융사들이 리스크를 이유로 대출취급을 꺼리기고 있다.

79개 저축은행 중에서도 정책금융상품을 제외하고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곳은 10곳 남짓에 불과하다. 카드사들도 단기카드대출, 장기카드대출, 자동차대출에 집중돼 있다.

한남대 이진호 교수는 “카드사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군을 다양화해 대출 전략을 펼친다면 승산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저축은행의 예대마진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 금리경쟁이 격화된다면 조금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대 남재현 교수 역시 “저축은행은 그동안 중금리대출과 관련한 데이터가 없다 보니깐 보증을 끼고 대출을 했는데, 이제 이런 과정을 거쳐 노하우를 쌓을 필요가 있다”며 “인터넷은행이란 경쟁자를 만난 상황에서 과거에는 안일하게 생각했다면 이제는 조금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진단했다.

◇카뱅 대출금리별 비중, 은행聯 이달 20일 공시 예정…2금융권 “뚜껑열어봐야”

저축은행들은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를 상대로 중금리대출을 실제로 취급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먼저 대출을 집행한 케이뱅크도 지난 6월 기준 대출금리구간별(신용대출) 비중을 보면 ‘4% 미만’구간의 취급비중이 70.7%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일반신용대출 등급별 금리가 △1~2등급 3.06% △3~4등급 4.96%인 점을 고려하면 고신용자에 대출이 몰렸다는걸 가늠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역시 케이뱅크와 유사한 대출 패턴을 보일 것이란 게 저축은행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은행연합회는 매달 20일 전월에 취급된 가계대출을 바탕으로 금리 현황을 공시한다. 7월에 발생한 대출 금리는 이달 20일에 공시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영업개시일이 지난달 27일이므로, 이번 공시에 카카오뱅크 현황도 기재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을 제대로 하려면 데이터가 집적돼야 하는데 카카오뱅크가 해당 정보를 당장 보유하는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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