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크 돌풍④] “‘메기 효과’ 지속 위해 혁신모델 찾아야”

입력 2017-08-09 10:03 수정 2017-08-0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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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규제완화…차별화된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 필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으로 국내 은행산업에 ‘메기 효과’(Catfish effect)가 발생하고 있다.

메기 효과란 막강한 경쟁자의 등장이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현상을 뜻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제3의 인터넷뱅크, 즉 인터넷 전문은행의 추가 인가 가능성도 커져 이런 경쟁은 더욱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코드 케이(K) 정기예금 10회 차 가입자 모집을 9일 시작하면서 금리를 종전의 연 2.0%에서 2.1%로 0.1%포인트 높였다. 케이뱅크가 올해 4월 3일 영업을 개시한 이후 예금금리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문을 연 지 13일 만에 신규 계좌 개설 건수가 200만 건을 돌파했다.

그러나 아직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공을 확신하기에 이르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주력하고자 하는 ‘중신용자 대상의 대출서비스’가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신용자의 연체율 관리가 쉽지 않으므로 인터넷 전문은행의 연체율 관리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Know-how)가 충분히 쌓일 때까지 그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정책성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중간 등급의 신용자를 상대로 저금리 대출을 하고 있는 미소금융의 경우도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연체율 관리가 쉽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은산분리 규제 완화 및 다른 은행과 차별화되는 혁신적인 사업모델 없이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메기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최근 IBM은 오늘날 디지털 및 클라우드(Cloud) 환경에서 은행이 갖춰야 할 5가지 필수 역량 가운데 하나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제시했다. 시중은행과 비교할 때 턱없이 작은 자산 규모도 한계다. 기업금융을 엄두도 못 내기 때문이다.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 사례를 보면 독일 피도르뱅크(Fidor Bank)는 귀금속, 온라인 게임머니, 비트코인 등 기존 은행에서 취급하지 않던 상품들을 많이 취급한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모든 가치 수단의 이전을 활성화해 고객 편의를 제고하려는 시도다. 중국 알리바바가 30%의 지분을 보유한 마이뱅크는 빅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을 활용한 소액대출로 영업 8개월 만에 여신 누적금액 460억 위안(약 7조4700억 원)을 넘어섰다.

출범 초기에는 은행채 발행이 어려운 까닭에 예금 외에는 자금 조달 방안을 찾기 힘들다. 별도의 증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기준인 8%에 미달해 영업과 운영에 큰 어려움을 갖게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인터넷 전문은행이 만들어 갈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휴대폰만으로 다 끝내는 완벽한 모바일 금융, 다양한 빅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 바이오 정보를 활용한 편리하지만 강력한 개인 인증, 앉아서 즐기는 버추얼 금융, 알아서 맞춰주는 인공지능(AI) 금융이 본격화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문형철 이화여대 교수는 “과거 인터넷 쇼핑의 출현이 그랬고, 모바일 메신저의 출현도 그랬다. ‘이거 뭐 불편해서 되겠어? 누가 이런 걸 얼마나 쓰겠어?’하면서 한쪽에서는 무시하던 그런 것들이 순식간에 우리 삶을 바꿔놓았다”면서 “오랜 시간 좀처럼 변하지 않았던 금융이 변하기 시작했으며, 인터넷 전문은행이 흔들어대는 모습에 시중은행들도 정신 바짝 차리고 변해가는 모습을 앞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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