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비’ 만든 유정화ㆍ박성윤 LGU+연구원 “빠른 길 대신 편한 길 안내로 여심공략”

입력 2017-08-09 10:10 수정 2017-08-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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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차선 변경 최소화 중점…“이마트 옆에서 우회전 하세요” 랜드마크 중심 ‘보이스턴’제공

▲LG유플러스 KT통합 내비게이션 원내비 개발자 류정화 N 프로젝트 책임연구원(오른쪽)과 박성윤 N 프로젝트 선임연구원(왼쪽)이 8일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LG유플러스 KT통합 내비게이션 원내비 개발자 류정화 N 프로젝트 책임연구원(오른쪽)과 박성윤 N 프로젝트 선임연구원(왼쪽)이 8일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빠른길을 가려다 험난하고 복잡한 도로를 지나야 한다면? 운전이 서툰 초보 운전자의 경우 진퇴양난에 빠진다. 조금 빨리 가려다가 오히려 도착 시간이 늘어나는 불상사가 생기기 일쑤다.

“원내비는 신호가 적고, 차선 변경이 수월한 길을 우선적으로 안내해 운전이 서툰 초보 운전자도 쉽고 정확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죠.”

원내비 개발을 지휘한 유정화 LG유플러스 N(내비게이션) 프로젝트 책임 연구원은 8일 이투데이와 만나 “원내비는 복잡하고 어려운 길 대신 신호가 적은 길을 추천한다”며 “실수로 길을 벗어날 경우 최근 교통환경을 반영해 새로운 길을 재빨리 제공해 운전자가 길 위에서 당황하지 않게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원내비는 국민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겨냥해 LG유플러스와 KT가 손잡고 만든 야심작이다. 지난해 7월 T맵이 무료 개방한 후 1년간 20%의 고객층을 빼앗기자 10개월 간 절치부심해 내놓은 결과물이다.

원내비 개발을 주도한 유 연구원과 박성윤 선임 연구원은 두사람 다 여성이다. 원내비가 남성 위주의 기존 내비게이션 개발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갖고 접근할 수 있었던 원천이었다. 유 연구원은 “4차선을 가로지르라며 무조건 빠른 길만 찾기보다는 여성과 초행자의 관점에서 더 쉽고 더 정확한 서비스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완전히 다른 두 회사가 만나 하나의 제품을 개발하다 보니 의견충돌의 연속이었지만 장시간 회의를 통해 접점을 찾아냈다. 박 연구원은“서비스 실행시 구현되는 총 156장의 화면을 한 장 한 장 협의하다보니 서로 부딪히지 않는 점이 없었다”며 “화살표 모양부터 최종 목적지는 몇 개까지 보여줄 건지 등을 논의하다 보니 아침회의가 낮까지 이어지는 것은 물론 주말도 없이 의견을 나눴다”고 기억했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나온 서비스가 바로‘보이스턴’ 서비스다. 기존에 500m 앞에서 우회전, 좌회전 하라고 안내하던 것을 ‘이마트 옆에서 우회전 하시오’ 등 랜드마크 중심으로 바꿨다. 박 연구원은 “이마트, 숭례문 등 쉽게 위치가 변하거나 사라지지 않는 곳을 정했다”며 “멀리서도 눈에 잘 띄어야 했기때문에 직접 가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 덕에 운전 초보자였던 박 연구원은 운전 베테랑이 됐다는 후문이다. ‘움직이는 교차로’ 와 ‘GPS 민감도 향상’도 이들의 밤낮없는 운전 때문에 탄생할 수 있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테스트를 진행했고 출퇴근 시간, 주말도 없이 업무에 매진했다”고 회상했다.

극한 주행도 계속됐다. 유 연구원은 “도착 예정시간이 맞나 체크해보려고 부산까지 400km를 달리는 동안 운전대를 놓지 않았다”며 “중간에 휴게실에 안 가려고 물 한모금 입에 대지 않았고 시속 100km구간이면 시속 120km로 달릴 수 있더라도 매뉴얼에 맞게 운전했다”며 테스트 주행 상황을 강조했다.

그는“3분기 안에 3D 맵을 적용해 편한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연내 출시를 앞둔 인공지능(AI) 플랫폼과 연동 가능한 서비스도 추가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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