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가뭄, 장마가 2개월째 지속되고 있어 농수축산물 등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폭염으로 인한 전기사용 증가와 수도요금까지 공공요금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특히 7월과 8월은 여름휴가 기간이어서 직장인들의 지갑이 얇아지고 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이상기온으로 인한 작황 부진 탓에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축산물이 평년 대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aT가 전국 평균값을 조사한 결과 배추는 한 포기에 7일 기준 5478원으로 평년가격(최근 5년간 최고·최소 제외한 3년 평균)보다 72.0% 급등했다. 무는 개당 2745원으로 44.7% 올랐고, 양파는 ㎏당 2021원으로 21.3% 비싸졌다.
깐마늘은 ㎏에 9713원으로 21.2% 상승했고, 대파는 ㎏에 2944원으로 22.7% 올랐다. 시금치는 ㎏당 1만2808원으로 평년 대비 77.7%, 상추는 ㎏당 1만7430원으로 68.7% 치솟았다.
쇠고기(한우등심)는 1㎏에 7만9550원으로 평년보다 21.1% 올랐다. 돼지고기(냉장삼겹)도 ㎏당 2만3520원으로 21.4% 비싸졌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계란은 30개에 7574원으로 평년 대비 38.2%, 전년 대비 43.3% 올랐다.
이번 주도 폭염과 태풍의 영향으로 출하작업이 지연되면서 농축산물 물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채소류 중 애호박은 일조량 감소와 폭염으로 주산지인 강원(춘천·화천) 지방 노지재배분 생육이 좋지 못해 출하물량 감소로 인한 가격 오름세를 보이겠다.
얼갈이배추는 무더위로 인해 잎과 줄기가 시들어 생육이 좋지 못해 출하량이 많지 않은 반면, 가정 내 겉절이김치 수요는 많아 값이 오를 전망이다. 쪽파는 주출하지인 충남지방 노지쪽파의 생육이 좋지 못해 출하량이 줄겠다.
업계는 생활물가 고공 행진이 여름철을 지나 추석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계란의 경우 기존의 생산 기반을 완전히 회복하려면 올해를 넘길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름철 전기와 수도 등 사용이 늘어 일반 가정의 공공요금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밖에 나가 넉넉히 장을 보기도, 집에서 시원하게 쉬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폭염과 폭우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일제히 올랐는데, 수요가 몰리는 추석까지 생활물가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제한하는 건 부작용이 나기 때문에, 도소매 유통 과정에서의 폭리를 단속하는 한편 수입 관세를 일시적으로 인하하는 단기 방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