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슈 따라잡기] 은행지점 줄었는데 운영모델은 제자리…인프라 개선 시급

입력 2017-08-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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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새 400곳 감소했지만 영업점 성과 관리 등 SW 업그레이드 부실…분권형 지점경영 등 도입을

최근 들어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채널이 중요해지면서 은행 지점 수는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환경변화에 따른 은행 인프라의 조정이 소프트웨어 측면의 업그레이드를 수반하지 못하고 하드웨어 측면의 변화에 그치는 경향이 있어 체질개선 효과가 다소 의문시된다.

2007년 5454개였던 국내 일반은행의 점포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2012년 5676개까지 증가했으나 핀테크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한 2013~2014년 이후에는 감소세로 전환됐다. 2017년 3월 말 기준 국내 일반은행의 지점 수는 5031개로 2012년 대비 11.4% 감소했다. 줄어든 지점 수를 보완하고 기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거점 점포와 복합 점포를 확대하고 있으나 영업점 성과 관리 개선과 같은 소프트웨어 측면의 업그레이드 노력은 다소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모범사례를 살펴보면 리테일 중심의 은행들은 일찍부터 효율적 영업점 운영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미국 은행산업의 경우 1970년대 들어 개도국 부실 채권이 급증하고 낮은 수익성이 지속함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됐고 그 과정에서 상업 은행 수는 1979년 말 1만4364개에서 1999년 말 8580개로 크게 감소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M&A를 통한 산업 재편과 동시에 지배구조 개선, 사업본부제 정착, 성과중심주의 문화 확립 등 이른바 소프트웨어 중심의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주가 수준도 크게 회복됐다.

대표적 혁신 사례로 미국의 웰즈파고(Wells Fargo) 은행과 노르딕반도의 한델스방켄(Handelsbanken)을 들 수 있다. 웰즈파고는 1970년대 이후부터 여러 단계에 걸쳐 영업점 경영 프로세스 재편을 추진한 결과 영업점 분권형(Bottom Up) 의사결정 체계와 이익 중심으로 일원화한 영업점 성과평가(KPI:Key Performance Indicator) 모델을 확립했다.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영업점의 수익 목표뿐만 아니라 여·수신 규모와 같은 양적 성장지표까지 본점에서 관리하는 본점 집중형(Top Down) 방식의 의사결정 체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1980년대를 거치면서 상품별 물량 목표를 구체적으로 할당하는 대신 영업점 순수익 목표와 연계하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1990년대 들어 영업점이 KPI 수립 주체가 되면서 각 영업점은 상품별 양적 목표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영업이익 목표를 본점에 제시하는 방식으로 영업점 운영모델이 변경됐다.

한델스방켄은 과점적 시장 구조로 양적 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고객과의 관계 심화에 기반을 둔 질적 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지점장 중심의 강력한 영업점 분권화를 시행한 대표적 사례다. ‘All Branch is Bank’라는 경영방침하에 대출 승인 여부, 적용 금리 등에 있어 영업점의 의사결정권을 강화하는 등 분권화 경영 철학을 은행의 핵심가치로 공유했다. 특히 지점장은 지점의 인사, 예산 등 모든 경영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며,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마케팅을 추진한다거나 영업점 운영시간의 조정 등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다.

반면에 국내 일반은행의 경우 은행 간 차이는 있으나 여전히 본점 주도형으로 영업점 성과를 관리하고 있으며, KPI 또한 이익 중심으로 일원화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본점 주도로 전사적 이익 목표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영업점별로 할당하기 때문에 밀어내기 영업 관행이 지속하고, 이는 불완전판매로 귀착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 본점은 영업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경영계획 등을 수립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출처=한국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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