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 중심으로 공급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신설 중소벤처기업부에 기업금융국을 설치하고 창업, 벤처, 대안금융 수단을 포괄하는 통합적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소기업연구원이 9일 발표한 ‘중소기업 금융정책의 현황과 과제’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책금융 지원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성과 향상이 기대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지원이 집중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책자금의 공급 방향을 기존 사업 육성을 지원하는 것에서 새로운 사업 부문의 창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으며, 창업 이후 초기 투자가 성공을 거두기까지 성장자금의 지원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창업(start-up)에서 성장(scale-up)으로 이르는 자금 공급에는 위험이 존재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공급 방식을 융자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성장 중심의 금융공급과 투자 형태의 자금공급을 위해서는 시장의 선별 능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정책금융을 운영해야 하며, 민간 금융기관이 위험을 공유하는 투자안에 정부가 대응 투자하는 방식의 자금공급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은행자금 및 정책금융 의존을 줄이고 중소기업이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핀테크 기반의 P2P, 공급망금융(Supply Chain Finance), 동산담보대출 등 대안금융 육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중소기업 대출은 실물 둔화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 비중 및 국내총샌산(GDP) 대비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국제적으로도 최상위권이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공급이 부족하다는 객관적 증거가 충분치 않음에도 금융지원에 대한 불만족이 제기되는 것은 금융지원의 부가성(additionality)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부가성은 민간금융이 제공하지 못하는 추가적인 금융공급으로 새로운 신용기회의 창출 또는 새로운 신용수단의 발굴이 해당될 수 있으나 정책금융이 민간금융처럼 직접 기업에게 보증 또는 대출함으로써 민간은행과 유사한 대차대조표 중심의 위험관리에 치중하고 있다고 짚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위한 자금조달 수단을 다양화하고 금융 이용 범위를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정책금융이 이를 주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민간의 대안적 금융기관을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재성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금공급이 부족한 영역을 모두 정책자금으로 보완하겠다는 접근은 정책금융의 재정자립성 유지나 엄격한 운영을 훼손할 수 있다”며 “정책자금 운영은 민간 금융기관을 대체하는 방식에서 자금공급 취약 부문에 대안적인 금융기관을 육성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신설 중소벤처기업부에 기업금융국을 설치하고 ‘(가칭) 창업 및 기업 성장을 위한 자금조달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창업, 벤처, 사모 자본시장 및 대안금융 수단을 포괄하는 통합적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민간자본과의 협력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