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펀치] 안철수의 대표 출마, 그 파장은?

입력 2017-08-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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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표를 둘러싼 국민의당 내홍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안 전 대표가 조금 기다렸다가 정계 복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친(親)안파 쪽은 지금 복귀하지 않으면 안철수 전 대표의 미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 친안파는 안철수 전 대표가 지금 등장하지 못하면 당의 주도권을 호남쪽, 그러니까 동교동계에 빼앗겨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적 재기의 발판 마련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 불안감은 국민의당의 미래가 지극히 불투명하다는 것과 연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취업 특혜와 관련된 증거가 조작됐다고 밝혀진 이후, 지지 기반인 호남의 이반 현상이 본격화했고,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일부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주장해 국민의당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따라서 일부 국민의당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 혹은 민주당에 개별 입당을 생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만일 이런 합당이 가시화할 경우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적 미래는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왜냐하면 만일 합당이 성사된다면, 안 전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중 한 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 대선 때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이 반비례했음을 생각해 보면, 이렇게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래서 안철수 전 대표는 당 내부의 반발을 무릅쓰고 당 대표에 출마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더불어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만일 국민의당 의원 일부를 받아들일 경우 수적으로는 국회의 과반의석을 차지할 수 있지만, “탈당파의 복당은 없다”는 자신들의 말을 뒤집는 결과를 초래해 지지율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치공학적으로도 국민의당과의 합당 혹은 일부 국민의당 의원들의 복당은 상당히 복잡한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들 의원의 지역구에는 이미 다른 이들로 당협위원장들이 임명돼 있어, 이들과의 교통정리도 간단치 않은 문제일 수 있기에, 괜한 당 내부의 잡음만 일으킬 위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받아들일 쪽의 사정도 만만치 않다고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흡수 합병이 아니면 의미 없다”는 입장과 “몇 명이 아쉬운 상태이기 때문에 온다면 받아들이자”는 입장으로 의견이 갈린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국민의당 의원들의 개별 탈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기에 당권을 잡고 오히려 본격적 당대당(黨對黨) 통합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합당에 절대적인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의 당권 도전에 반대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것들은 어디까지나 추론이지만, 이런 추론이 사실이라면 국민의당은 상당히 복잡한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전 대표가 당권 도전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일단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 선언 이후 국민의당 지지율은 상승했다(리얼미터 여론조사, 7월 31일~8월 4일 전국 성인 남녀 2535명 대상으로 실시, 95% 신뢰 수준에 오차 범위 ±1.9%포인트). 뿐만 아니라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 정치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선 투표제가 도입돼 반(反)안철수 진영이 결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하더라도 안철수 전 대표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일 때는 마지막 도전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안 전 대표가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어쨌든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또 다른 정계 개편의 서막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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