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주춤하자… 일본차 ‘中대륙 질주’

입력 2017-08-09 10:49 수정 2017-08-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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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브랜드는 ‘반사이익’ …혼다, 올해 판매량 17.6% 증가, 닛산·마쓰다도 10% 이상 쑥

사드(THAAD·고고도방어체계)로 인해 중국에서 현대·기아자동차가 주춤한 사이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빈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드로 인해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현대·기아차와는 달리 일본차는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7월까지 혼다의 중국시장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6% 늘어난 75만7970대를 기록했다. 도요타도 73만2900대로 6.2% 상승했다. 7월 판매량도 혼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증가한 11만3803대, 도요타는 11.4% 늘어난 10만8900대를 기록했다. 혼다와 도요타 외에 닛산와 마쓰다 등 일본 브랜드도 10% 이상 증가율을 기록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사드의 직격탄을 맞은 현대·기아차는 올 6월까지 중국 판매량이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30만1000대의 판매를 기록한 현대차는 전년 대비 42.4% 축소됐고, 기아차도 12만9700대로 54%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7월에도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가 사드 영향을 받아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현대차의 7월 중국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0% 감소한 4만2000대, 기아차는 45% 낮아진 2만1000대를 기록한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중국에서 195만 대 판매를 목표로 내세웠던 현대·기아차는 현재까지 목표치의 절반도 채우지 못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기아차가 최근 중국에서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점검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한 것도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일본차들은 최근 한국과 중국에서 정치적·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한국에서는 디젤 차량에 대한 정부의 규제 움직임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을 앞세워 점유율을 늘리고 있고, 중국에서는 사드로 인해 부진한 한국차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문제가 대두하기 전부터 일본차들은 친환경·고효율 이미지를 바탕으로 중국 소비자를 공략했다”면서 “사드 문제 이후에는 한국차에 대한 구매 심리가 줄어들면서 동시에 일본차에 대한 수요가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한국, 일본과 정치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기업의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았다. 대표적으로 2012년 8월 센가쿠 열도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국인들의 반일 시위가 거세지면서, 일본 자동차의 판매가 그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이때 현대·기아차는 판매량이 20% 이상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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