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인, 공범이 "엄마 옷으로 변장하라", "CCTV 확인해라" 지시

입력 2017-08-1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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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공범에 '살인죄' 변경 허용

(출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연합뉴스)
(출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연합뉴스)

8세 여아를 유괴, 살인한 ‘인천 초등생 살인범’의 공범이 단순히 범행을 도운 것을 넘어 구체적인 살해 지시를 내렸다는 혐의가 포착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는 10일 열린 재판에서 이 사건의 공범의 공소장을 변경해 달라는 검찰 측 신청을 받아들였다.

검찰의 새 공소장에 따르면 인천 초등생 살인범 A양의 공범 B양은 A양에게 살인을 지시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B양은 사건 당시 A양에게 “힘으로 제압하기 쉬운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노려라”라며 살인 ‘타깃’을 정해주고 “엄마 선글라스와 옷으로 변장하고 외지인처럼 보이게 여행용 가방을 지참해라”라며 의심을 피할 수 있는 옷을 입도록 지시했다.

실제 A양은 B양의 말대로 선글라스와 우산을 쓰고 여행용 가방을 든 채 범행을 저질렀고, 이 때문에 사건 초반 “피해 아동이 아줌마를 따라갔다”라는 증언으로 수사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B양은 또 A양에게 범행 전 “아파트 주변 CCTV를 잘 확인해라”라고 지시했으며, A양이 피해 아동을 살해한 뒤 “끔찍하다”라며 전화하자 “침착해라”라면서 사체는 알아서 처리하게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양이 B양에게 피해 아동 시신 일부를 전달한 뒤 ‘선물’이었다고 진술한 것 역시 B양이 사전에 말을 맞추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B양은 A양으로부터 시신 일부를 전달받아 확인한 뒤 “잘했다”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같은 이유로 B양이 구체적인 지시를 통해 A양의 범행에 사실상 공모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B양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 사실은 대체로 인정한다면서도 "우발적 범행이었고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기존 주장은 계속 유지했다. B양 측은 또 “A양에게 했던 지시는 ‘역할극’이었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두 사람이 역할극을 할 때 A양은 B양에게 존댓말을 쓰나 범행 당시에는 반말을 쓴 것으로 미뤄 역할극으로 볼 수 없다”라며 A양 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앞서 두 사람은 온라인 ‘캐릭터 커뮤니티’에서 만나 역할극 등을 하며 친해져 동성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한편 재판부가 검찰 측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용하면서 검찰 측 구형은 29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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