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공항 안내-청소 로봇 체험기] 귀여운 외모 인기만점… 기술은 ‘아직’

입력 2017-08-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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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공항 안내로봇이 충전하고 있는 모습. (오예린 기자yerin2837@)
▲LG전자 공항 안내로봇이 충전하고 있는 모습. (오예린 기자yerin2837@)

"지금은 휴식 중입니다."

인천공항의 명물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을 만나러 10일 오후 1시30분 인천국제공항 3층 출국장을 방문하니 진풍경이 벌어졌다. 공항을 돌아다니고 있을 줄 알았던 로봇들이 모두 한쪽 귀퉁이 콘센트 옆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30분이 지나자 로봇 운영요원이 콘센트를 빼고 조이스틱으로 조정하자 로봇에게는 생명이 부여됐다. 2월부터 공항 현장에 투입돼 현장테스트를 거친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활동하며, 오후 12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휴식을 취한다. 현재 청소로봇은 입국장에 3대, 출국장에 2대가 있고 안내로봇은 출국장에 5대가 있다.

한 번 충전할 경우 4~5시간 사용이 가능하지만, 로봇 운영요원에 따르면 1시간 30분 활동하고 30분 충전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로봇 혼자 다니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재 시범 서비스로 운영 중이기 때문에 운영요원이 로봇을 쫓아다니며 돌발 상황이 일어날 때 대처하고 있다.

▲LG전자의 공항 청소로봇이 바닥을 청소하고 있다. (오예린 기자 yerin2837@)
▲LG전자의 공항 청소로봇이 바닥을 청소하고 있다. (오예린 기자 yerin2837@)

키는 약 1m 정도, 품에 안길 정도의 몸짓을 가진 청소 로봇은 머리부분에 카메라 렌즈가 있고, 몸통 아랫부분에 청소 도구가 달려 있었다. 청소로봇은 “으쌰으쌰”라고 말하며 헤엄치듯 바닥을 청소했다. 사람들이 앞을 가로막으면 “청소중입니다. 지나가도 될까요?”, “랄랄라 어디가시나요? 즐거운 여행되세요” 라고 말했다.

안내 로봇은 청소 로봇보다 약 키가 크고(140cm) 길쭉하다. 앞쪽 윗면에는 언어를 정하고 문장을 선택할 수 있는 터치판이 있으며, 아랫쪽에는 긴 화면과 센서가 있어 지도와 거리, 걸리는 시간을 보여준다. 안내로봇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다. 윗면에 있는 터치판에 마이크 모양을 눌러 “에어스타”라고 부른 뒤 명령어를 통해 길을 물어볼 수 있으며, 터치판에 있는 문장을 눌러서도 길을 안내받을 수 있다.

▲LG전자 공항 안내 로봇에 어린이들이 모여있는 모습. (오예린 기자 yerin2837@)
▲LG전자 공항 안내 로봇에 어린이들이 모여있는 모습. (오예린 기자 yerin2837@)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은 인천공항의 인기스타였다. 로봇들이 활동을 시작하자 수많은 인파의 시선이 집중됐다. 아이들은 로봇을 줄지어 쫓아다녔고, 외국인·한국인 할 것없이 스마트폰을 꺼내 로봇을 찍기 바빴다.

여행객 김복순(68) 씨는 “귀엽고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다”며 “현대 문명이 불편한 것도 있지만 이런 로봇이 많이 보급되면 편리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활력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홍보 효과는 충분했지만, 효율성 측면에서는 아직 사람의 역할을 대체할 만큼의 수준은 멀어보였다. 청소로봇은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는 청소가 어려워 사람이 없는 일정 공간에서만 빙글빙글 맴돌며 청소했다. 또 손길이 필요한 좁은 공간은 청소가 불가능 하고, 팔이 없어 쓰레기를 주워 담거나 분리수거와 같은 작업도 할 수 없다.

▲인천공항 이용객이 LG전자 안내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오예린 기자 yerin2837@)
▲인천공항 이용객이 LG전자 안내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오예린 기자 yerin2837@)

안내로봇은 4개 국어를 인식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아직 명령어 인식률이 낮은 편이다. 한국어의 경우 터치판에 있는 문장과 조금만 다르게 바꿔 질문하면 인식하지 못했다. 또 안내를 부탁하면 목적지까지 갔다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와야 리셋(Re Set)이 가능한 점도 불편했다. 예를들면 로봇의 안내도중 사람이 따라오지 않더라도 목적지까지 갔다가 다시 원래 충전하던 자리로 돌아와야 새로운 사람이 로봇에게 길을 물을 수 있는 것이다.

안내 로봇을 조정하는 공항 요원은 “4개 국어 중 중국어 인식률이 가장 낮고 터치판에 있는 문장 패턴대로 묻지 않으면 인식이 잘 되지 않는 편”이라며 “안내 도중에는 리셋이 되지 않아서 무조건 목적지까지 갔다가 다시 도착해야되는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시범 운영 기간동안 여러 불편 사항들을 살펴 기술력을 높일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변경이나 불편 사항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반영해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며 “인천공항 로봇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로봇 사업 영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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