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12일(현지시간)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시위 도중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버지니아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쿠클럭스클랜(KKK)을 포함한 백인우월주의자들과 극우단체들이 전날 밤부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규모는 이날 최대 6000명까지 늘어나면서 과격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이들에 맞서 캠페인 단체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 등이 맞불시위를 벌이면서 곳곳에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한 차량이 백인우월주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군중에 돌입해 32세의 여성 한 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했다. 버지니아대학 메디컬센터로 옮겨진 부상자들 가운데 5명은 생명이 위중한 상태여서 추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경찰이 해당 차량 운전자를 구속했으며 살인 사건으로 이를 간주하고 수사 중에 있다.
특히 이날 시위는 수도인 워싱턴DC 인근에서 일어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샬러츠빌의 마이크 시그너(민주당) 시장은 “이는 테러리즘과 같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는 “이날 샬러츠빌에 왔던 모든 백인우월주의자들과 나치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며 “우리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당장 집으로 가라. 너희들은 이 위대한 주에서 원하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증오와 분열을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사태의 책임을 백인우월주의자는 물론 맞불시위에 참석했던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돌려 논란을 유발했다. 그는 “테리 매컬리프 주지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증오와 분열이 멈춰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며 “여러 편들에서 나타난 증오와 편견, 폭력의 지독한 현장을 최대한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