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대 은행인 웰스파고가 15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엘리자베스 듀크 웰스파고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임명했다. 듀크가 차기 회장이 되면서 미국 대형 은행 역사상 첫 여성 회장이 탄생했다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듀크는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을 지냈다. 2015년 1월에 웰스파고 이사진에 합류했으며 지난해 10월 존 스텀프 전 회장이 사임할 때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듀크는 내년 1월 1일부터 스티븐 생어 현 회장을 대신할 예정이다. 웰스파고 은행의 165년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에 회장직을 맡았던 생어 회장은 1년이 채 안 되는 재임 기간에 은행의 부흥을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애초 생어 회장은 내년 중순쯤 물러날 계획이었으나 지난 4일 웰스파고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낸 서류를 통해 “위조 계좌 개설이 더 많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 계획보다 빨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차기 회장이 된 듀크는 “웰스파고를 더 나은 회사로 만들 것”이라고 말하며 “웰스파고가 중요한 도전에 나설 때 지치지 않고 열심히 일했던 생어 회장에 감사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웰스파고는 지난해 9월부터 시련을 겪었다. 미 금융당국이 2011년부터 웰스파고 직원들이 자신들에게 할당된 목표를 달성하고자 고객 명의를 도용해 위조 계좌 200여만 개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설상가상, 웰스파고는 지난 5년 동안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57만 명의 고객들에게 요금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 사과했고, 신용카드 수수료를 과다 청구해 소규모 상점에 피해를 준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의 피터 콘티 브라운 교수는 “듀크는 이 같은 시련을 겪은 웰스파고에 필요한 리더”라고 평가했다. 그는 “듀크는 일관된 원칙과 실용적인 리더십을 요구하는 웰스파고에 훌륭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