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댓글부대에 탈북자 단체가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JTBC 뉴스는 탈북 단체 ‘NK지식인연대’가 탈북자에게 포털사이트의 게시판에 글이나 댓글을 달아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따른 원고료를 국정원이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NK지식인연대 간부 박 모 씨는 탈북자 A씨에게 “‘다음 아고라’에 좌파들이 득세하고 있으니 이들의 논리를 비판에 달라”라고 요청했다.
박 씨가 제시한 조건은 일주일에 최소한 두 건의 글을 써야 하며 각각 글 1건과 댓글 10건에 5만 원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다음 아고라는 서명과 청원 운동, 찬반 투표 등이 이뤄지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주로 정치, 사회와 관련된 게시물들이 올라온다. 다음 아고라는 진보적 성향을 가진 인터넷 논객들이 다수 활동한다.
당시 A씨는 이 같은 제안을 거절했지만 이 과정에서 NK지식인연대의 대표가 국정원으로부터 원고료를 받아 박 씨에게 전달, 박 씨가 댓글부대 활동을 한 탈북자에게 다시 전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NK지식인연대 측은 이 같은 의혹에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에는 어떠한 글도 남긴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당시 국정원의 댓글부대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모임 ‘이명박과 아줌마부대’를 전신으로 하는 ‘늘푸른희망연대’도 가담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 단체 역시 팀을 꾸려 댓글작업을 해 여론을 조작하고 국정원으로부터 이에 대한 대가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국정원 댓글사건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원세훈 전 원장은 30일 파기환송심의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분석해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변론 재개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