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카페인’ 없이 못사는 피로사회... “에너지음료, 안 좋은거 알지만 마실 수밖에”

입력 2017-08-17 14:35 수정 2017-08-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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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 쫓기 위한 목적” 43%로 1위… 식약처, 내년부터 학교서 판매금지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이유(자료=엠브레인)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이유(자료=엠브레인)

▲에너지드링크 관련 전반적인 인식 평가(자료=엠브레인)
▲에너지드링크 관련 전반적인 인식 평가(자료=엠브레인)

#직장인 박 모씨는 야근할때 에너지 드링크를 자주 찾는다. 각성뿐만 아니라 폭염으로 지친 몸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박씨는 “커피로도 피곤을 쫓아내려 하지만 점점 섭취 용량이 늘어나 약을 먹는다는 기분으로 에너지드링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박씨처럼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에너지 드링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인의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멕시코에 이어 2번째로 길지만, 수면 시간은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잠을 적게 자는데다 그마저도 푹 잠들지 못해 차라리 에너지 드링크로 잠을 이겨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드링크를 찾는 소비자 10명 중 7명 이상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전국 만 13~59세 남녀 1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4.2%가 에너지드링크를 마셔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는 이유는 졸음을 쫓기 위한 목적(43.9%, 중복응답)이 가장 컸다. 그 다음이 컨디션이 좋지않거나(30.8%), 공부 및 업무 중 집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27.9%)이며 밤을 새야 하는 경우(23.7%)도 적지 않았다.

몸이 피곤할 때 에너지드링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 소비자는 전체의 44.6%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절반에 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3.2%가 에너지드링크도 계속해서 마시면 내성이 생겨 효과가 없어질 것이라고 바라봤으며,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친 소비자도 59.2%에 달했다.

실제로 동아제약의 박카스에는 부작용을 우려한 경고 문구가 붙어 있다. 뒷면의 주의사항은 “이 약을 과량 투여할 경우 우울증 환자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 수 있다”이며 “1회 용량이 카페인으로서 500㎎을 넘지 않도록 한다”고 고지하고 있다. 박카스 한 병에 함유된 카페인은 30㎎으로 알려져 보통의 경우 박카스 한 두병의 섭취로 부작용이 발생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양을 복용할 경우 말초신경계 손상과 우울증, 부정맥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 절반 이상(53.4%)은 청소년이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면 안 된다는 인식도 내비쳤다. 특히 30대 이상(30대 64.4%, 40대 67.2%, 50대 57.6%)은 절반 이상이 청소년에게 미칠 부작용을 걱정했다.

식약처는 현재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성인 400㎎ 이하, 임산부 300㎎ 이하, 어린이 및 청소년은 체중 1㎏당 하루 2.5㎎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어린이와 청소년의 카페인 노출을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 학교 매점에서 에너지드링크를 포함한 ‘고카페인’음료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일부 학교들은 핫식스, 레드불 등 고카페인 음료 중 일부만 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나 법이 통과되면 교내에 비치된 커피도 판매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드링크는 자판기, 편의점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소비도 늘고 있다”며 “커피우유 등 고카페인 음료를 찾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어 부작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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