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립을 자초하면서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말 전쟁에 이어 최근 폭력사태를 일으킨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두둔하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국정 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에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3개월 만에 최악의 부진을 연출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24%, S&P500지수는 1.54% 각각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1.94% 급락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과 S&P의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3대 지수는 지난 5월 17일 이후 처음으로 동시에 1% 이상 떨어졌고 그 중 다우와 S&P500은 당시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트럼프가 잇따른 돌출 행동을 벌이면서 감세와 규제완화,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자신의 정책을 제대로 추진할지 의문이 커진 것이 이날 뉴욕증시 부진의 주원인이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지난달 자신의 행정명령에 따라 추진 중이던 인프라자문위원회도 중단하기로 했다. 전날 제조업자문위원단과 전략정책포럼에 이어 세 번째로 대통령 기업 자문단을 해산한 것이다.
트럼프는 백인우월주의자의 폭력시위 사태에 입방정을 떨었다가 인종차별에 반발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반기를 들며 등을 돌리자 오히려 ‘적반하장(賊反荷杖)’식으로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발언에 실망해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사임한다는 소문까지 나돌며 가뜩이나 뒤숭숭한 시장을 불안하게 했다. 콘은 보호무역주의와 강경주의가 판을 치는 백악관 내에서 온건파에 서서 균형잡는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유력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도 꼽히고 있다. 백악관은 콘 사임 소문을 부인하는 성명을 황급히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미 사면초가에 몰린 상태다. 페이스북과 애플, 제너럴일렉트릭(GE) 등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대기업 CEO들도 트럼프 반대 선언 대열에 합류했다. 갤럽이 지난 13~1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36%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은 58%에 달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트위터로 공화당 의원들에게 “협조하지 않는다면 낙선될 것”이라고 위협하고 언론은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