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미국은 군사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으나 외교적인 해법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자제를 촉구하며 이 같이 말했다. 워싱턴 D. 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틸러슨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외교적 노력을 하더라도 북한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군사적 대응책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자리에 있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북한이 군사 공격에 나서면 무서운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틸러슨 장관은 자신이 밝힌 대북 문제 접근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대북 접근 방침을 자신과 매티스 장관은 주기적으로 함께 검토했다고 밝혔다.
틸러슨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백악관의 실세인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의 발언과 배치된다고 WSJ는 전했다. 배넌 수석전략가는 최근 진보 성향의 매체인 아메리카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에 군사적 해법은 없다”며 “전쟁이 나면 30분 만에 한국에서 수천만 명이 죽을 텐데 어떻게 군사적 옵션을 쓰냐”고 말했다. 즉 군사적 해법을 배제한 채 북핵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당시 배넌의 발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을 부정한 것이기도 해 논란이 됐다. 기자들은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배넌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으나 틸러슨은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4일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며 괌 포위 사격 계획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일각에서는 앞으로 미사일 발사를 위한 명분이 쌓일 때까지 숨 고르기를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