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혁명 앞서가는 일본, 내년 첫 무인트랙터 출시

입력 2017-08-2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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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젊은 취농 인구 부족, 식량 자급자족 등이 농업혁명 자극제

▲일본 나가노 현의 양상추 밭에서 한 농부가 트랙터로 작업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
▲일본 나가노 현의 양상추 밭에서 한 농부가 트랙터로 작업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

농촌 인구의 고령화와 농촌 이탈, 식량 자급자족의 어려움 등이 일본의 농업혁명에 자극제가 되고 있다.

얀마, 구보타, 이세키 등 3개 업체들이 추진해온 ‘무인 트랙터’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어 내년 첫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가)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자국 농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이들 3사와 ‘로봇 트랙터’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얀마는 무인 주행기술이 농업을 바꿀 것이라며 이것이 실현되면 지금까지보다 적은 인원으로 지금까지보다 많은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얀마와 구보타, 이세키 3사는 무인 트랙터 상용화를 앞두고 현재 홋카이도대학과 공동으로 실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많은 농기계 중에서 특히 트랙터를 무인화 과제로 선택한 건 논밭을 경작하는 흙 고르기에서부터 수확까지 연간 작업시간이 가장 많은 농기계이기 때문이다. 로봇 트랙터가 등장하면 농가 감소와 고령화, 젊은 취농 인구 저하 등 일본 농업이 안고 있는 과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농사를 로봇화하면 숙련된 기술이 없더라도 더 빨리, 더 안전하게, 더 정확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봇 트랙터를 시작으로 향후 이앙기와 콤바인 등에도 자동화 기술을 도입할 방침이다.

다른 선진국들은 밀, 옥수수, 대두 등 거대 곡창지대에서의 농업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은 논처럼 수분이 적고 질척한 복잡한 환경에서의 자동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가파른 경사면에서의 작업이나 고르지 않은 땅을 평평하게 만드는 것까지 로봇에게 기대하는 건 아직은 무리라고 FT는 지적했다.

이세키의 선진기술공학부 오노 코우키 연구원은 “홋카이도에서는 농민 1인이 경작해야 할 면적이 2000년대 초반에는 18.9헥타르였지만 지금은 30.1헥타르로 증가했다. 인구 감소에 따라 1인당 경작 면적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일본은 로봇 농기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농가에서는 80대 노인도 쌀이나 감자 농사를 지어야하는 게 현실이지만, 로봇 농기구가 도입되면 거실에서 편안하게 농작물을 심고 수확할 수 있고, 심지어 밤에도 일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일본 농민 수는 2015년까지 20년 간 22% 감소했고, 평균 연령은 67세였다. 다만 트랙터 운전사의 평균 연령은 이보다 훨씬 높다. 2015년 농기계와 관련한 치명적인 사고 통계에서는 46.7%가 80세 이상의 농부였다.

일본 내각부는 “일본 농업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은 무인 농기계를 만드는 것이 필수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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