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전 세계 정보·기술(IT) 전문가 116명이 이른바 ‘킬러 로봇’ 개발을 금지시켜달라고 유엔(UN)에 공동 서한을 보냈다고 20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일단 킬러 로봇이 개발되면 우리가 이해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전쟁을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하고, “제3의 무기 혁명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서한은 21일 열리는 UN의 자동화 무기 관련 논의를 앞두고 발표된 것이다. UN의 논의에 앞서 호주 멜버른에서 자동화 무기 문제를 다루는 국제인공지능 공동컨퍼런스가 열린다.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현재 미국, 중국, 이스라엘, 한국, 러시아, 영국 등 12개 국가가 자동화 무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서한 초안을 구성하는 데 참여한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의 토비 월시 교수는 “자동화 무기는 산업화한 전쟁에 사용될 수 있다”며 UN에 킬러 로봇 사용 금지를 촉구했다. 서한에 가장 먼저 서명한 클리어패스로보틱스의 라이언 가리피 설립자는 “자동화 무기는 무고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실질적인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AI는 공상과학의 영역에 남아있는 것들과 다르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꾸준히 AI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최근 그는 핵보다 AI가 잠재적으로 더 위험하다 주장했다. 지난 12일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AI는 북한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이 설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그는 북한 리스크보다 AI의 위험성을 더 크게 평가한 것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에도 AI 종말론을 펼쳤다. AI 때문에 대량 실업은 물론 전쟁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머스크는 “AI가 인류에 근본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주지사들에게 정부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머스크의 발언 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항상 반대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종말론 시나리오를 퍼뜨리는데, 나는 이해를 못 하겠다”며 맞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