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론스타 前지사장 도주 12년 만에 이탈리아서 검거

입력 2017-08-22 07:43 수정 2017-08-2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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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의 주범인 한국계 외국인 스티븐 리(48·한국명 이정환, 사진)가 도주 12년 만에 이탈리아에서 검거됐다. 지난 2005년에 발생한 이 사건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입한 뒤 거액의 차익을 남기고 매각해 경제ㆍ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다.

법무부는 미국 국적인 이 전 지사장을 최근 이탈리아에서 검거, 범죄인 인도에 관한 유럽협약을 근거로 이탈리아 당국과 관련 절차를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이 전 지사장은 지난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사들인 뒤 되팔아 큰 차익만 챙기고 국내에서 철수했다는 '먹튀' 의혹을 규명할 핵심 고리로 꼽혔던 인물이다.

시민단체와 국회 등이 잇따라 고발에 나서자 2006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 씨는 2005년 가을에 이미 미국으로 도피한 뒤였다. 이 씨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정관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그의 도피와 함께 수사가 더 진전되지 못했다. 핵심 인물인 이 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채 이뤄진 수사도 '용두사미'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팀은 관료들이 외환은행의 부실을 부풀려 론스타에 헐값에 매각했다고 결론짓고 당시 실무책임자였던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외환은행이 헐값에 매각되지 않았으며 변 전 국장의 혐의도 무죄라고 판단했다. 변 전 국장은 1, 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미국 사모펀드를 상대로 한 수사에서 완패를 당한 검찰에 '부실 수사'라는 비판 여론이 고조되기도 했다.

법무부는 이탈리아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해 곧바로 그의 신병을 확보할 방침이다. 검찰은 스티븐 리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수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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