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베를린行 조준호 LG전자 사장, 반전을 기대한다

입력 2017-08-2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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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현 산업1부 기자

다음 달 1일부터 6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 가전 쇼 ‘IFA 2017’에서 과장을 보태 기조연설자보다 더 주목을 받는 사람이 있다.

바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의 수장 조준호 사장이다. 조 사장은 하반기의 전략을 책임질 ‘LG V30’를 손에 쥐고 개막 하루 전 베를린 무대에 오른다.

하반기 애플과 삼성의 전략 신제품 출시 속에 LG전자가 과연 어떤 ‘비장의 무기’를 들고 오를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 큰 기대를 모았던 ‘G6’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며, V30 공개를 앞두고 MC사업본부장에 오른 지 만 3년을 바라보는 조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이 때문일까. LG전자는 IFA 2017의 주요 일정과 함께 ‘V30 공개 행사 후 현지 일정상 조준호 사장은 현장에서 잠시 한국 기자단과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통상 삼성이나 LG 등 국내 업체들은 전략 신제품 공개 행사 후 국내 취재진과 공식 브리핑 시간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제품 출시일이나 마케팅 전략 등의 질의응답이 오간다. ‘잠시’ 미팅을 가진다는 의미는 공식 간담회는 진행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현지 일정을 여전히 조율 중이지만, 조 사장은 과감히 브리핑 시간을 줄였다. V시리즈가 유럽에 처음 출시되는 만큼 사업 미팅을 통해 현지 상황에 귀를 기울이고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일각에서는 공식 자리를 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공식 석상에서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나 흑자 전환 기대감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던 조 사장 입장에서는 이번에도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보다는 결과로 보여주겠다는 결기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손자병법(孫子兵法)’에서 말하는 고수(高手)는 칼날을 남에게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폰 사업의 부활을 위해 그동안 갈아온 칼날을 감춘 조 사장이 제품 흥행으로 ‘최후의 반전’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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