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석 추첨에 454명 몰려… 이재용 선고 방청권 사상 최대 경쟁률 '15대 1'

입력 2017-08-22 14:44 수정 2017-08-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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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1호법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 공판 방청객을 위한 사전 방청권 추첨'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1호법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 공판 방청객을 위한 사전 방청권 추첨'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역사적 순간을 직접 보고 싶어 왔습니다.”

22일 서울회생법원 209호 법정 앞에서 새벽 6시 30분부터 기다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선고 공판 방청권을 받아낸 김종우(76 · 남 · 경기 용인) 씨는 방청권 당첨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노량진에 사는 형님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김 씨는 운이 좋게 '15대 1'의 치열한 경쟁률 뚫고 ‘세기의 재판'에 직접 참관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흥분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는지 직접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회생법원 1호 법정에서는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1심 선고 공판에 대한 방청권 추첨이 진행됐다. 사전 응모권 배부는 당초 10시로 예정돼 있었으나 이보다 이른 오전 9시 45분부터 이뤄졌다. 사전 응모권 배부가 시작도 되기 전부터 한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많은 일반 시민들의 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경기 성남에서 왔다는 강미영(63 · 여)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이 부회장이 재판장에 섰다”며 “박영수 특검이 12년을 구형한 것은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재벌 총수에 과한 벌을 주는 건, 나라 경제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정치적 보복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눈에 띄었다. 서울에 사는 이모(59) 씨는 “국민감정을 건드렸다는 이유만으로 이 부회장을 재판에 서게 한 게 무슨 법치주의냐”며 “현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유죄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단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선고 공판은 150석 규모의 417호 대법정에서 진행된다. 사건 관계인과 취재인력을 위한 지정석을 제외하면 일반 시민에 돌아가는 좌석은 30석이다. 박 전 대통령 1차 공판에서 68석을 일반인들에게 배정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30석만 할당된 것이다.

이날 법원을 찾은 사람은 총 454명으로 경쟁률 15.13대 1을 기록했다. 박 전 대통령의 1차 공판 방청에 68석을 두고 총 525명이 몰려 경쟁률 7.72대 1을 기록한 것의 두 배에 이르는 경쟁률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이 부회장 공판 방청권 추첨 현장을 찾아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이들은 일반인 방청석이 왜 30명 규모로 축소 됐는지, 배경 설명을 요구하는 등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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