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완다그룹, 런던 부동산 인수 포기…당국 규제에 백기

입력 2017-08-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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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무원 해외 투자 규제안 발표 나흘 만에 해외 자산 인수 포기

중국 완다그룹이 영국 런던의 택지 인수를 포기한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중국 당국이 해외 투자 규제의 칼을 뽑아들면서 완다그룹이 백기를 든 모양새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완다그룹은 런던 남부 부촌인 나인엘름스 지역의 10에이커(1만2241평) 규모의 택지를 사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완다그룹은 해당 택지를 4억7000만 파운드(약 6867억원)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이 택지에 완다그룹은 주택, 점포, 레저 시설 등을 설립할 예정이었다.

완다그룹이 런던에 있는 부동산 인수를 포기한다고 발표한 것은 지난 18일 중국 당국이 발표한 해외 투자 규제안에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자본 유출과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고자 외환거래를 단속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18일 중국 국무원은 이를 명문화해 부동산, 호텔, 스포츠 클럽 등에 대한 해외 투자를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국무원의 발표가 있기 전부터 중국 당국은 완다그룹, 안방보험, 푸싱그룹 등 대규모 해외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다. 완다그룹이 지난달 약 95억 달러에 달하는 호텔 및 관광 사업을 푸리부동산과 수낙차이나에 매각한다고 밝힌 것도 중국 당국의 규제 때문이었다.

완다그룹은 이번에 런던 택지 매매를 포기한다고 밝혔지만, 런던 템스강 남쪽에 있는 1억9000만 파운드 짜리 쌍둥이 빌딩은 여전히 소유하고 있다. 당국 눈치를 보며 자산을 매각하고 있긴 하지만 ‘큰 손’ 지위는 쉽지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완다그룹은 65개 나라에 걸쳐 수 백 개의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합한 규모는 약 40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완다그룹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국유 은행들에 완다그룹에 대출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당국의 규제에 순응한 완다그룹은 지난달 사업 전략을 변경하고 자국 시장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완다그룹은 현재 중국 북서부 도시인 란저우 시에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데 투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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