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의 거래량이 가파르게 늘면서 코스닥 시장마저 추월하자, 주식시장에서 가상화폐 사업과 연관된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19일 하루 거래량은 2조6018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18일 장 마감 기준 코스닥 시장의 하루 거래 대금인 2조4300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빗썸의 거래량은 이달 9일 1조 원대를 돌파해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 중 거래량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열흘 만에 다시 2조 원대를 넘어섰다.
이에 증시에서는 빗썸과 연관된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다. 대표적 가상화폐 관련주 옴니텔이 전일 대비 29.94%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옴니텔은 빗썸의 운영사 비티씨코리아닷컴 지분 8.89%를 보유하고 있다. 옴니텔의 최대주주인 코스닥 상장사 위지트의 주가도 21.03% 올랐다. 지난해 옴니텔과 주식교환을 했던 엠게임 또한 장중 11.75%의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시장 자체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다른 가상화폐 관련 종목도 일제히 뛰었다. 자회사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포스링크는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가 28.14%의 상승률로 장을 마쳤다. 빗썸과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지만 가상화폐 시장 자체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채굴(생산)’과 관련된 제이씨현시스템(4.33%)과 매커스(2.87%)도 관심을 받았다. 제이씨현시스템은 비트코인 채굴전용 메인보드를 만드는 애즈락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매커스는 비트코인 채굴용 반도체 부품으로 쓰이는 미국 자일링스의 국내 유통업체다. 아울러 빗썸의 웹 보안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한국정보인증도 이날 장중 6.72%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편 가상화폐 거래가 활발해진 것은 기존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BCC)로의 분할 이후 시장이 안정을 찾으며 이들 화폐의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보인다. 국내 3대 가상화폐 사이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은 17일 종가 기준 502만9043원을 기록했다. 1년 전인 2016년 8월 65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7배 넘게 상승한 가격이다.
다만 가상화폐는 내재가치와 발행주체가 없는 만큼 관련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급등했던 가치가 언제든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가상화폐 관련주도 함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관련주로 언급된 기업 중에는 직접적 관련성이 높지 않거나 수혜를 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면서 “투자가 과열될수록 단기간 대폭 조정 가능성도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