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부진에 가뜩이나 힘든데… 완성차업계 ‘통상임금’ 진통

입력 2017-08-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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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소송서 기아차 패하면 車업계 전체 큰 위기 맞을 수도”

"2년째 차가 잘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 자체가 위기의 신호입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내수·수출·생산이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파업까지 연일 이어지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이 최대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설상가상', 3조원 규모의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 판결도 앞두고 있다. 이들은 기아차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하면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산 차 수출량 132만1390대로 2009년 93만8837대 이후 8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글로벌 수출 순위도 전년 보다 2계단 떨어진 5위를 기록했으며 올 들어서는 6위 스페인에 쫓기며 5위 수성도 버거운 상황이 됐다.

수출 뿐만 아니라 내수도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4% 줄어 증가세가 3년 만에 꺾였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상반기 자동차 부품 수출 역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 줄었고, 공장가동률도 2014년 96.5%에서 올해 상반기 93.2%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 1심 판결이 자동차 업계의 위기를 본격 촉발할 수 있는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완성차 5개사들은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판결에서 통상임금에 상여와 각종 수당이 포함되고, 소급 지급까지 결정되면 국내 자동차 산업은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 뿐만 아니라 자동차부품 업계와 관련 학계도 위기 상황에 직면한 국내 자동차산업이 통상임금이라는 악재를 맞이할 경우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실질 임금 인상률이 기존에 노사가 합의한 임금 인상률을 훨씬 초과하면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통상임금 판결도 이를 감안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사 당사자가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해온 통상임금을 법원이 사후적으로 결정하면 노동시장의 불균형이 발생한다”며 “법원이 통상임금에 개입하면 임금상승으로 고용이 줄거나 비용 전가 현상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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