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유동성 위기 다시 오면…” 몸 사리는 무역보험공사

입력 2017-08-23 10:41 수정 2017-08-2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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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대우조선 ‘초대형 유조선 본계약’ 지연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이 맺은 초대형 유조선(VLCC) 건조 본계약 체결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역보험공사 때문이다. 무역보험공사는 현대상선이 재차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경우 자율협약기관으로 참여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선박 신조 프로그램을 통해 VLCC 자금 90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선박 신조 프로그램이란 지난해 10월 정부가 ‘해운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조성한 선박 펀드다. 국내 해운사가 선박 신조 프로그램을 통해 배를 발주하면 구입 자금의 10%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12년에 걸쳐 갚는 방식이다. 선박펀드 출범이 늦어지자 현대상선도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선박 신조 프로그램은 24억 달러(약 2조6000억 원) 규모로 조성된다. 펀드 자금의 60%는 선순위 대출로, 40%는 국책금융기관(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산은캐피탈, 캠코)이 후순위 투자로 들어간다.

문제는 선순위 대출이다. 문제가 생길 경우 우선적으로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선순위는 보증 기관이 필요하다. 무역보험공사가 선박 신조 프로그램의 보증을 맡기로 했지만 조건을 달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무역보험공사는 현대상선이 또 부실화될 경우 협약채권단으로 들어가서 구조조정 참여해야 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선박해양이 백업(보전)하는 조건으로 무역보험공사가 선박 신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해양선박을 통해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을 보전하는 방안을 무역보험공사와 논의 중이다. 한국선박해양이 어떤 방식으로 들어올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선박해양의 참여 방법 등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단계”라며 “8월 말에서 9월 초에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보증 문제가 확정되면 선박 신조 프로그램에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참여할 계획이다. 선박 신조 프로그램이 출범하면, 현대상선을 비롯해 국내 중소형 해운사들도 신규 선박 발주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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