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적은 친구다”…구글·월마트 맞손 “타도 아마존!”

입력 2017-08-23 16:53 수정 2017-08-2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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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온라인 장터 ‘구글 익스프레스’서 쇼핑 허용…‘구글 홈’ 통한 보이스 쇼핑이 핵심

▲미국 뉴햄프셔 주 살렘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고객이 쇼핑하고 있다. 살렘/AP뉴시스
▲미국 뉴햄프셔 주 살렘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고객이 쇼핑하고 있다. 살렘/AP뉴시스

적(敵)의 적은 친구라고 했던가. 구글과 월마트가 전자상거래 업계의 절대강자인 아마존닷컴을 잡기 위해 손잡았다.

구글이 자사 온라인 장터인 ‘구글 익스프레스’에서 월마트 제품을 팔기로 했다고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세계 최대 오프라인 소매업체인 월마트가 자사 제품을 타사 웹사이트 상에서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NYT는 구글과 월마트의 이번 제휴에 대해 ‘적의 적은 친구’라는 말과 같은 행보라고 전했다.

이날 제휴 발표는 양사에 있어서 아마존이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다.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면서 월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의 입지를 갈수록 좁히고 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을 거느린 구글도 예외는 아니다. 구글은 자사 플랫폼이 아닌, 아마존의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제품을 직접 검색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어 고민이다.

구글과 월마트는 미래 온라인 쇼핑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강조했다. 양사가 이를 위한 핵심으로 들고나온 것이 구글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스피커인 ‘구글 홈’을 통한 ‘음성 쇼핑(Voice Shopping)’이다. 예를 들어 월마트 고객들은 구글 홈에 대고 말을 하면 이전에 구매했던 제품을 손쉽게 재주문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구글의 음성인식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서도 쇼핑할 수 있다. 구글 계정으로 접속하면 과거 월마트에서의 쇼핑 패턴 등을 AI가 분석해 이후 제품 검색 시 관련 상품을 제시한다. 구글은 현재 스마트폰 검색의 20% 이상이 음성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음성 쇼핑이 주류가 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구글 익스프레스를 통해 고객이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무료 배송을 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은 연회비 99달러(약 11만 원)에 무료 배송과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을 운영하고 있다.

월마트도 온라인 쇼핑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월마트는 4960개 이상의 매장으로 구성된 방대한 네트워크를 디지털 사업과 결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고객이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나서 매장에서 수령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식이다.

다만 양사의 협력이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소비자 대부분에게 이미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의 대명사가 됐기 때문. 또 아마존의 다양하고 풍부한 제품, 검색에서 구매와 배송에 이르기까지 원활하고 효율적인 프로세스 등을 다른 소매업체가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월마트의 웹사이트에서 취급하는 품목은 현재 6700만 개로, 지난해 초의 1000만 개에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아마존의 취급 품목은 수억 개에 달한다. 리서치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달 월마트 사이트 방문객 수는 약 8360만 명으로, 아마존의 절반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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