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이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다시 한번 쪼개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1일 발표한 주간 KDB리포트 이슈브리핑에서 "2017년말에는 일부 채굴자의 '비트코인 캐시(BCH)', 핵심 개발자 진영의 '세그윗(Segwit) 비트코인', 소유자와 다수의 채굴자가 합의한 '세그윗2X(Segwit2X) 비트코인' 등 3종류의 비트코인 공존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달 초 분열된 비트코인이 다시한번 더 분열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국책은행이 가상화폐의 동향을 연구했다는 점에서 관련 시장에 대한 제도권의 시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 보고서 연구자인 강준영 미래전략개발부 차장은 비트코인이 처리지연을 겪으면서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로 분리 된 이후에도 세그윗과 세그윗2X 지지자가 각각 다른 비트코인을 운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 연구원은 "2X만을 주장하는 비트메인(Bitmain) 연합의 8월1일 '비트코인 캐시(BCH)' 도입으로 1차 하드 포크가 현실화됐다"며 "11월 순차도입 합의에 따른 블록 확대 시점에서 세그윗만을 주장하는 핵심 개발자의 미참여로 2차 하드 포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트코인 캐시(BCH)는 비트코인을 복제해 만든 코인이다. 이는 대부분의 가상화폐가 오픈소스로 돼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오픈소스란 원천기술을 누구나 가져다 원하는대로 변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비트코인의 소스가 특허나 기술의 저작권이 없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시스템을 복사해서 새로운 가상화폐를 만들수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하드포크(Hardfork)'라고 하며, 포크로 시스템을 꼭 찍어 분리시킨다는 뜻이다.
강 연구원 11월 주류 비트코인이 세그윗2X를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을 가정해 분열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개발자 진영은 '비트코인 세그윗'을 지지하며, 주류 채굴자들은 '세그윗2X 비트코인'를 지지해 한번 더 분열하게 되면, 일부 채굴자가 지지하는 '비트코인 캐시'와 함께 총 3종류의 비트코인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분열이 향후 비트코인의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강 연구원은 "내부 대립으로 신뢰 상실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생태계 이탈은 비트코인에 있어 본질적인 리스크(위험) 요인이 되므로 향후의 이견 해소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버와 중개자가 없는 블록체인의 특성상 누구도 비트코인을 끄거나 폐쇄할 수 없으며 실물경제와도 연동되지 않아 외부 리스크의 영향은 제한적인 반면, 내부 신뢰가 사라지는 순간 모든 것이 거품처럼 사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